우리금융 인수, 교보생명 "적극 추진" 4대 금융지주 "관심 없어"

2014-06-23 16:54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금융위원회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23일 우리은행 매각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인수 후보 간 입찰 참여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와 공자위는 23일 우리은행 지분 30%를 인수하는 금융사에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인수 후보로 꼽히는 KB·신한·하나·NH 등 4대 금융지주사와 교보생명은 입찰 참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현재 우리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내비친 곳은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부터 줄곧 우리은행에 관심을 가져왔다.

교보생명은 자체적으로 동원 가능한 금액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해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으로 소수지분 매각에는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보험업법상 교보생명이 스스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 한도는 자기자본의 60% 또는 자산의 3% 중 적은 금액이다.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3조 원 중 1조3000억 원가량을 자력으로 동원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교보생명이 판매채널 다변화 및 해외진출을 위해 우리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저금리·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보험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KB·신한·하나·NH 등 4대 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인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과 함께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혀왔던 KB금융지주는 최근 LI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에서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수조원에 달하는 우리은행 입찰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며 "국민은행 규모를 감안하면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불거진 국민은행 금융사고와 최근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 '메가뱅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역시 KB금융이 우리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역시 "우리은행을 인수할 여건이 안 된다"며 "체격(덩치)보다 체력(내실)이 중요하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이미 신한은행의 규모가 상당한 데다 비금융권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미온적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외환은행, NH농협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로 자금여력이 없다는 점이 우리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