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융권 넘어 산업권에서도 관심… 민영화 청신호

2016-09-11 17:01

[사진=우리은행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우리은행 민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권, 사모펀드뿐만 아니라 산업권에서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네 번의 실패를 경험한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이번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분 매입을 검토하기 시작한 투자자들이 잇따르면서 다섯번째 민영화 도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그룹, 새마을금고 등이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지분 매입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 칼라일, 어피너티, 베어링PEA,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산업권에서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후보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은행법상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이 최대 1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와 KT가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포스코의 경우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측은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앞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이 포스코 사외이사직을 사임한 것을 인수 준비 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금융당국 역시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 매각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향후 남은 지분을 처리할 때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공적자금 회수를 최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내년 대통령 선거가 있어 올해를 넘기면 민영화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어느 때보다 큰 의지를 갖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분 투자에 관심이 있으면 모두 참여하라고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이번에 지분을 매각하고 향후 남은 지분 팔 때 가격을 올려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앞서 네 번의 시도에서 무산됐던 민영화가 이번에는 성공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도 이번에는 기대감이 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아 조짐이 좋다"면서 "오는 23일 투자의향서(LOI) 접수 마감 직전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이번에는 드디어 민영화를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가운데 30%를 여러 투자자들에게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소 4%에서 최대 8%까지 지분을 매각하고 4% 이상 낙찰받는 신규 투자자에게는 사외이사추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