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이 산 사람처럼 테이블에 앉아 문상객 맞아, 이색 장례식 확산
2014-06-23 09:36
미국의 유력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시신이 살아 있는 것처럼 꾸며 장례식을 치르는 일이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차보네트-라바트' 장례식장에선 53세에 사망한 한 여성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장례식에서 이 여성의 시신은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테이블에 앉아 문상객을 맞았다. 한 손에는 맥주잔을, 다른 한 손에는 담배를 들었다.
이 이야기는 문상객들을 통해 알려졌고 수백 명이 직접 와서 장례식을 목격했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졌다.
이후 이 장례식장에는 죽은 후 관에 누워 문상객을 맞는 것을 피할 방법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뉴올리언스에서는 지난 2012년에 처음으로 이런 이색 장례식이 치러졌다. 평소 “조문객이 자기를 내려다보는 것이 싫다”고 말했던 브라스밴드의 리더는 죽은 후 지팡이를 짚고 서서 문상객을 맞았다.
올해엔 한 오토바이 애호가가 자신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탄 상태로 공동묘지로 옮겨진 후 오토바이와 함께 묻혔다.
파티 호스티스였던 한 여성은 죽은 후 역사적인 극장의 로비에 있는 벤치에서 손님을 맞았다.
신문은 “유사한 사례가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는 비교적 많다”고 전했다.
한 긴급 의료구조요원은 앰뷸런스 바퀴 뒤에 전시됐고, 한 고인은 체게바라의 복장으로 조문객을 맞았다.
피살된 스물네 살 젊은이는 거실 기둥에 기댄 자세로 문상객을 맞았다. 한 권투선수였던 사망자를 위해서는 링이 만들어졌다. 시신에는 권투 글러브와 후드가 착용됐다.
이런 이벤트를 계획한 ‘마린 퓨너럴 홈’의 엘시 로드리게스 부사장은 “사람들은 기억에 남을 만한 모든 형태의 장례식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색 장례식을 요청한 사람들은 많지만 이들이 아직 사망하지 않아 6건밖에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이색 장례식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죽은 사람을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는 것은 부적절하고 시신을 모독하는 행위라는 것.
이에 대해 이색 장례식 업자들은 “가족들의 희망을 존중하고 성직자들로부터 동의를 받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