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미래다 12] 여행 콘텐츠 창작자 이상헌 "느껴지나요? 그럼, 떠나세요"

2014-06-18 15:30
카카오페이지서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 연재…“여행 토털 솔루션으로 키울 것”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 휴가 시즌을 앞두고 올해는 어디로 떠날지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국내와 해외를 선택하는 것부터 볼거리, 먹을거리, 숙박, 가격 등 여행을 가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각종 블로그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뒤져봐도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여행 일정을 짜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누군가 대신 여행 일정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이처럼 여행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 이들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여행 콘텐츠가 인기다. 이상헌(36) 0522TS 대표가 카카오의 콘텐츠 마켓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중인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이다. 모바일에서 인기를 얻어 책으로까지 출간된 이 콘텐츠는 여행 길라잡이 역할을 하며 카카오페이지에서 약 59만명이 구독 중이다. 지난 17일 성남시 판교테크노벨리에 위치한 카카오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여행 콘텐츠의 탄생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이상헌 0522TS 대표가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0522TS. 이 대표가 지난해 2월 창업한 콘텐츠 제작 회사 이름이다. 특이하다. 앞 숫자 ‘0522’가 의미하는 것은 05시22분으로 새해 첫 날 동해에서 떠오르는 첫 해를 보려면 서울에서 오전 5시22분에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TS는 ‘트레블 스케줄러(Travel Scheduler)로 여행 일정이나 계획은 이 회사의 콘텐츠로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카카오페이지가 출시될 때부터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의 연재를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그곳의 먹을거리와 숙박부터 볼거리까지 여행에 필요한 내용을 꼼꼼히 취재해 모바일에서 보기 좋은 최적의 콘텐츠로 만들어낸다. 1박 2일이나 2박 3일 등 짧게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은 일정을 길지 않은 분량에 녹여내 모바일로 제공하다보니 여행을 계획 중인 사용자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다.

그를 비롯해 엔지니어 1명, 디자이너 1명 등 3명이 하나의 지역 콘텐츠를 만드는데 약 20일이 소요된다. 우선 지역을 선정한다. 지역을 고를 때는 계절이나 현재 분위기 등을 고려해 지금 찾기 좋은 최적의 장소를 뽑아낸다. 장소가 결정되면 이 대표가 그 지역을 직접 찾아 볼거리나 먹을거리, 잘 곳 등을 조사한다. 보통 숙박업소나 먹을거리는 최종 콘텐츠에 실릴 곳의 두 배 수를 다녀본다. 여러 곳을 다녀봐야 더 좋은 곳을 발굴할 수 있고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약 열흘간 현지 취재를 마치고 나면 이 대표는 바로 글을 쓴다. 지역에 대한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는 시간에 집중해서 글을 써야 보다 생생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글과 사진을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만들어내면 카카오페이지에 콘텐츠가 실려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나타나게 된다.

 

이상헌 0522TS 대표[사진=박현준 기자]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이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를 끌며 주목을 받게 되자 곳곳에서 협업 제의가 들어왔다. 지역에 대한 콘텐츠를 보유하다 보니 위치기반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지도에 지역 서비스를 싣는 것을 제의해 가을 중으로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날 예정이다. 여행 콘텐츠를 찾기 위해 블로그를 뒤지는 수고를 하지 않고 지도에서 원하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바로 얻는 방식이다. 또 기업에서 적절한 워크숍 장소를 문의하는 것부터 호텔이나 건설 업체에서도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 아이템에 대해 물어보는 등 0522TS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대표는 이처럼 다양한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지역 콘텐츠를 기반으로 여행 토털 솔루션으로 키울 계획이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부터 각종 예약 서비스, 컨설팅까지 지역에 대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콘텐츠와 트래픽을 보유하다 보니 이 같은 협업 제의가 끊이지 않았고 수익 모델도 더욱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에서 인기를 얻은 콘텐츠는 책으로도 등장했다. 콘텐츠를 눈여겨 본 출판사가 출간 제의를 했고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은 지난달 종이책으로 재탄생했다. 1권에 이어 올해 중으로 3권까지 출간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볼거리가 너무 많아진 모바일과 온라인 세상에서 콘텐츠의 성패 여부로 ‘몰입도’를 꼽았다. 단순히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에서 나아가 사용자가 얼마나 그 콘텐츠에 몰입해 읽고 즐길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을 보관함에 넣고 읽는 이가 59만 명이며 카카오스토리에서 21만 명, 플러스친구에서 6만 명이 콘텐츠를 읽고 있다. 이 같은 트래픽을 보유한 이 대표의 여행 콘텐츠가 올 가을 위치기반 서비스와 결합해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