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이라크 사태·환율로 조정장 불가피

2014-06-16 17:28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증권가에서 최근 '이라크 사태'로 받는 영향이 적을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제시한 낙관론을 꼼꼼히 보면 유가, 환율, 미국 통화정책 등 대외 불안 요소가 여전해 투자자들이 당분간 조정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알고 보면 경고음인 셈이다.

16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74포인트 오른 1993.59로 마감,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12일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다 13일 이라크 사태 우려로 2000억 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이날은 193억 원 순매수로 전환, 일단 추세적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낮췄다. 기관도 111억 원 순매수에 나서 지수 상승에 베팅했다.

이라크 사태는 수니파 반군이 일으킨 내전에서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확대일로에 들어서는 모양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이라크 사태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한다.

우선 학습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3차례 중동리스크가 있었는데 당시 코스피는 평균 2% 하락 후 1~3거래일 뒤 낙폭을 만회했다. 

이라크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도 곧 진정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해외 전문가들은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배럴당 116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증권사는 미국이 전략적으로 비축한 물량 등을 볼 때 이라크 사태로 빚어진 석유 공급 부족 현상은 대응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라크 사태보다 환율과 미국 통화정책이 이번 주 증시 이벤트가 될 것이란 지적이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3원 오른 102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라크 사태에도 불구, 되레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점이 현재 증시에서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증권가에서는 원화 강세에 따라 한국 수출기업 경쟁력 우려가 부각됐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급등락 가능성이 낮아져 외국인이 증시에서 느끼는 환차익 매력을 낮췄다"고 전했다.

17~1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이 월 채권 매입액을 45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로 줄이는 것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복병이다. 코스피는 지난 3월 기준금리 인상설에 크게 휘청거린 전례가 있다. 

박상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관한 연준의 시각이 중요하다"며 "미국 경기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