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경제부처 수장들…최경환 내정자와 궁합은

2014-06-16 16:01
실세형 경제부총리…각종 정책 손질에 벌써부터 긴장
정책성과·책임 막중…‘예스 장관’은 한계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박근혜 정부가 2기 경제팀의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와 기존 경제부처 장관들의 호흡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관심이다.

2기 경제팀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제외하고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당초 교체가 예상된 핵심 부처 수장이 유임되면서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그만큼 현재 경제 상황이 경기가 바닥이던 지난해와 달리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인 셈이다.

그러나 표면적 판단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최경환 내정자와 다른 경제부처 장관들의 유기적 움직임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기존 장관들은 취임 초부터 ‘영혼 없는 장관’이라는 수식어를 받을 만큼 정책에 소신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인 출신의 강력한 실세형 경제부총리가 임명되더라도 정책적으로 이들 장관을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반응이다. 최 내정자가 믿고 맡길만한 핵심 인물이 없다는 것도 변수다.

특히 현장에 대한 감각 부족과 정책 운영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내며 주변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기존 장관들을 적극적인 최 내정자가 어떻게 끌고 갈지 리더십도 과제로 떠올랐다.

경제부처는 벌써부터 최 내정자의 일거수 일투족에 반응하고 있다. 당장 부동산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에 기획재정부 등 정부 실무자들이 당혹스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최 내정자는 지난 13일 밤 서울 서초동 자택 근처 LTV 등 부동산 규제와 관련 “현재 부동산 규제는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는 격”이라며 “언제 한여름이 다시 올지 모른다고 계속 입고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언급했다.

이 같은 최 내정자의 발언은 그동안 가계부채와 직결돼 있는 LTV·DTI 완화를 놓고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과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상황에서 향후 경제 정책을 수정하는데 적잖은 진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밖에 환율이나 하반기 이슈로 부각되는 쌀 관세화와 한·중 FTA 등 주요 경제정책도 최 내정자의 거침없는 행보에 정책이 수정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유일한 실세형 장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청와대 주도로 진행되던 1기 경제팀과는 확실히 다를 색깔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소극적인 기존 경제팀 장관들이 최 내정자의 거침없는 정책 변화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