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기 경제팀 내수정책 전면 수정하나

2014-06-15 11:45
최경환호, 단기적 대안으로 분야별 처방 가능성 촉각
세월호 이후 수습책이 관건…하반기 경제정책이 시험대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 수장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되면서 향후 내수정책이 전면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오석 경제팀이 내놓은 내수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데 대한 궤도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최 내정자는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각 발표 이후 “지난 1년 남짓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이 많이 어려웠지만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정책기조를 재점검 해서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책을 전면 손질에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당장 시급한 부분은 시장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을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내수’가 정책수정 1순위로 꼽힌다.

15일 정부와 관련 시장에 따르면 최 내정자가 이끄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은 정책 완성도보다 시장 효과와 성과에 집중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단기적 경기부양도 간헐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부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기 경제팀은 내수, 수출, 환율 등 삼중고를 시작으로 1기 경제팀에서 풀지 못한 부동산, 중산층 안정화, 쌀 관세화, 자유무역협정 등 산적한 문제를 떠안고 시작하게 된다.

이 가운데 내수정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최 내정자 스스로도 내수가 뒷받침돼야 현재 상황을 뚫고 나갈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역시 내수정책을 손질하지 않으면 제대로 방향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경제는 성장·고용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시장은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소비 위축과 더불어 가파른 원화 절상도 수출전선을 위협하며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회복 불씨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당초 3.2%에서 2.8%로 낮추면서 ‘지금은 다음 위기를 준비해야 할 때’라는 경고로 대외 여건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대내·외 경제상황이 새 경제팀의 숙제로 다가온 가운데 내수정책의 성패가 경기회복 좌우할 중요한 키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새 경제팀이 소비와 투자 심리를 살릴 수 있는 강력한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이 경기 활로를 찾는 해법이라는 견해다. 당장 다음달 초 나오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내수정책에 얼마나 변화를 줄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최 내정자가 아직까지 한국경제의 큰 그림을 구상하지 않았지만 당장 정책효과를 볼 수 있는 곳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내수정책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의 이 같은 분석은 최 내정자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현오석 경제팀의 행보를 질타한 부분에서도 나타난다. 단기적 내수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지난해 10월 최 내정자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는데 경제팀은 여전히 과거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가 창조경제와 청년 일자리 대책”이라며 “틀에 박힌 대책으로는 제대로 된 일자리 공급이나 청년실업 완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지난 수년간 확인하고도 정부는 여전히 전례만 답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내수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내수에 대한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정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데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저성장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세월호 사고 이후 주춤해진 경제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의 추진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수정책을 손질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