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오순명 금소처장 “금감원 1332가 금융권의 119 되길”

2014-06-16 09:06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최근 1년간 금융권에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다. 그렇다보니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은 사고 수습을 위해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지난 1년간 눈코 뜰새 없는 날을 보냈다.

오 처장은 16일 아주경제와 만나 미연에 금융사고를 방지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강한 각오와 의지를 내비쳤다. 무엇보다 금감원 민원상담 전화 1332가 국민들에게 더 많이 전파되고 활용됐으면 한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발로 뛰며 금융소외 계층과 스킨십

지난해 5월 3일 취임한 오 처장이 금소처장 역할을 수행한 지 어느새 1년 1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오 처장이 가장 역점을 둔 일은 현장에서 직접 금융소외 계층을 만나는 것이었다.

지난해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사랑방버스를 끌고 서울 남구로역 일대의 새벽 인력시장을 찾았을 정도다. 그곳에서 바쁜 생업 때문에 평소 금융상담을 받을 수 없었던 일용직 노동자들을 만나 금융애로를 듣고 실질적인 조언을 해줬다.

금융사랑방버스 출범 2주년을 맞아 지난 12일에는 인천 송도의 건설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만났다. 오 처장을 비롯해 금감원 직원들이 부지런히 현장을 누빈 결과 2012년 6월 7일 출범한 금융사랑방버스는 5월 말까지 총 296회 운영됐다.

상담대상은 시장상인, 군 장병, 탈북민, 임대아파트주민 등 총 6533명이다. 상담에는 금감원 및 서민금융기관에서 총 1808명의 전문상담원이 참여했다.

제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오 처장은 “2012년 9월부터 매주 소비자보호 실무협의회를 개최하면서 평균 3건의 안건을 올려 논의하는데, 지금까지 195건을 논의했고 122건의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현장에서 금융소외 계층들을 만나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자주 들었다. 오 처장은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을 만나 상담했을 때 글을 모르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며 “더 많은 소외계층에게 도움을 주도록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상담 서비스,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다양한 외국어 상담 서비스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의 119 ‘금감원 1332’

앞으로 오 처장은 1332를 국민에게 적극 알릴 방침이다. 그는 “곤경에 처했을 경우 국민들이 112, 119에 신고하듯 금융 관련 문제가 생기면 바로 1332를 떠올리고 이 전화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바란다”며 “1332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적극 홍보하고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민원상담센터라는 명칭을 1332 원스톱 서비스팀으로 바꾼 것도 전화번호 1332를 더 강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다. 오 처장은 “1332는 평일 오후 8시까지, 토요일에도 오후 1시까지 운영되므로 금융소비자들이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의 주권을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오 처장은 “금융소비자의 주권에 대해 많이 알려주려고 한다”며 “투자를 하든, 민원을 내든, 자신의 주권을 알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언론, 학계,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금융소비자 주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금융소비자들이 스스로 금융지식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금감원은 소비자가 스스로 금융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곧 선보일 예정이며, 초·중·고교 금융교육 인정교과서도 보급하고 있다.

생애주기 단계별로 직면하게 될 금융상황에 맞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금융생활 가이드북’도 발간 중이다.

오 처장은 “금융소비자 스스로 금융상품 구매에 따르는 책임을 충분히 알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도록 각종 금융정보와 지식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며 “소비자들이 금융교육에 더욱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하기 위해 전문강사들도 육성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소비자는 수동적인 보호대상이 아니라 소비자주권을 실현하는 주체”라며 “세상은 소비자가 이끄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