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중국 사업과 감어인(鑒於人)
2014-05-30 09:26
중국연달그룹 조평규 부회장
이처럼 선인들은 본질이 아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통하여 사물과 사실을 평가하는 것을 경계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오직 사람들과의 어깨동무를 통해서 만이 흔들리지 않는 인격(人格)을 도야(陶冶) 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가 땀 흘린 것이 아닌 것으로 자기를 실현 할 수 있다는 이 시대의 집단적 증후군(症候群)은 일종의 환상(幻想)이 아닐 수 없다. 로또 복권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거는 천박한 유혹에 자신을 방어 할 수 있는 정신력이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돈이면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돈에 집착하면 할수록 인간은 돈에게 예속되게 되고 결국은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노예가 될 뿐이다.
필자는 중국시장공략(中國市場攻略)이라는 거대한 話頭 앞에 서서 그것을 해독하기 위해 오늘도 아침에 집을 나선다. 참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 북경에서 사업을 해온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낯 설고 물 설은 땅인 중국에서 무역,사업,투자에서 이익을 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들이다. 오늘날의 Global Business는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어 한두 가지 기능이나 기술과 역량 만으로는 안되는 종합예술이다. 한정된 경영자원만을 가진 우리는 더욱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보아도 틀림이 없다.
오늘날 성공하는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꼽으라면 도덕성과 정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경영학자들은 현대 글로벌마케팅(Global Marketing)에서 경쟁력의 원천은 도덕성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다소 머리 회전이 빠르지 않더라도 도덕성을 갖추고 있으면 결국 그는 마지막에 승리하는 기쁨을 맞볼 수 있다. 도덕성에 기반한 신뢰는 의사결정을 하는데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다. 현재의 한국인들은 중국시장에서 자기를 실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적은 투입으로 최대의 산출을 얻어야 한다는 경제 논리의 신봉자로서 그리고 실천자로서 참여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감어인(鑒於人)을 이야기하면서 도덕성과 실사구시의 정신을 거론하는 것은 그것들에 기반하지 않은 인격은 절대로 사람 사이에서 높게 평가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중국인들은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철저한 장사 속을 타고난 사람들이다. 그리고 상당히 멀리보고 그물을 던지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그렇다고 눈앞의 작은 이익에 무심(無心)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참으로 각을 세우고 대적하기가 어려운 것이 중국의 사업환경이고 중국인 들이다. 중국인과 중국기업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상당히 유리한 위치와 조건을 가졌더라도 나중에 계산해보면 줄 것은 다 주고 받을 것은 거의 받지 못한 결과가 대부분이다.
한 사람의 힘보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면 한 사람일 때보다 서로 힘이 되는 평범한 이치를 우리는 알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때 보여준 한국인들의 강인한 단결력은 중국에 꼭 필요한 우리의 정신이라 생각한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룡을 대적하여 승리하려면 우리 모두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 자기가 갖고 있는 정보, 아니면 자기가 보탤 수 있는 노력과 시간을 내놓아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만 이익을 보고 중국은 손해를 보는 구도로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중이 서로 상생하는 패러다임이 견고해 질 때 오래가고 성공이 보장될 것이다.
필자가 이런 글을 세상에 내놓는 것도 작은 것일 망정 내놓아 힘을 보태고 싶은 순순한 마음 때문이다. 남과 어울려 연합하고 공유하는 작은 실천이 모여서 제법 괜찮은 시내를 이루고 강으로 유입되고 마침내 큰 바다(大海)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이 아는 것보다 작은 실천이 값지고 소중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의 앞길에는 오직 실천하는 일이 남아 있을 뿐이다.
오늘날 중국의 훌륭한 경제적 발전은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표준(实践是检证眞理的唯一标准)”이라는 중국 등소평 선생의 실사구시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한정된 경영자원만을 가지고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우리 한국인들은 엄격한 도덕성과 실사구시의 마음 그리고 지식을 공유하고 단결하는 정신이야말로 한계를 극복하는 역량의 원천이 된다고 믿는다.
세상사람들을 자신을 들여다 보는 거울로 삼으라는 감어인(鑒於人)의 교훈이야말로 중국을 공략하는 우리 한국인들이 마음속에 새겨두어야 할 중요한 덕목(德目)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pkcho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