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두고 각 주체간 치열한 ‘신경전’

2014-05-27 16:00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여부가 이르면 다음달 중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각과 연관된 각 주체간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철강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진행해온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이하 동부패키지)의 실사가 이달 말을 기준으로 종료된다. 포스코는 실사결과에 따라 인수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인수와 관련해 포스코측의 최종 결론은 다음달 중으로 나올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인수 시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주채권은행이자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포스코, 매각 당사자인 동부그룹간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당초 동부그룹은 매각 발표 당시 동부패키지의 자산가치를 총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자체 실사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인천공장의 자산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산업은행 등은 패키지 매각에 대한 적정 가격을 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측이 1조원에 패키지 인수에 나선다는 풍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측은 불쾌한 모습이 역력한 모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수여부 결정은 다음달 중으로 나올 예정”이라며 “현재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격은 결정된 바 없다. 산업은행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측도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패키지 매각을 반대해온 동부그룹이 매각 방식을 산은측에 일임하는 등 앞서 한 발 양보를 한 만큼 매각가격을 두고 다시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또 발빠른 구조조정을 위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만나 자구계획 이행을 촉구하는 등 금융당국이 직접 개입에 나서면서 가격을 두고 각 주체간의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압박에 나선 이유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이 중국기업에 매각되느니 차라리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가 인수해 시장보호에 나서주기 바란다는 뜻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철강업계도 중국 철강업체가 인수할 경우 “앞마당을 내주는 꼴” 이라며 우려를 표명해온 바 있다.

현재 철강업계는 포스코의 동부패키지 인수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인수시기를 최대한 늦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것이 포스코측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대한 매각 소식이 알려질 당시 철강업계는 포스코가 인수하는 쪽으로 내다보고 있었다”면서 “포스코가 현재 대규모 구조조정 등 긴축경영을 표명해온 만큼 가격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매각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