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알뜰주유소'를 잡아라
2014-05-27 15:58
알뜰주유소 점유율 10% 육박, 삼성토탈 재입찰 여부도 관심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내달 계약이 종료되는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권을 놓고 정유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알뜰주유소의 시장 점유율이 10%에 육박하면서 삼성토탈을 포함한 정유사들이 유류 공급권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산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다음달 말 계약이 종료되는 전국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사를 새로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남부권(영·호남)과 중부권(수도권·충청·강원) 알뜰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를 납품하던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계약기간이 6월 말 종료됨에 따라, 내달 중 신규 공급사를 선정, 7월부터 공급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때 정부의 알뜰주유소 추진을 반대했던 기존 정유사들이 이번 공급권 입찰에 큰 관심을 두는 이유는 내수 점유율 때문이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전국 알뜰주유소는 1047개소로 전체 시장 점유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에너지의 지난 1분기 시장 점유율은 28.0%로 2011년의 34.8%보다 6.8%포인트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에쓰오일은 15.2%에서 18.7%로 상승했다. 현대오일뱅크도 1분기 GS칼텍스와의 격차를 0.2%까지 좁히며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 입찰에서 탈락한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올해 재입찰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각 사는 입찰 세부계획이 나오는 대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세울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토탈은 또 올 하반기부터 경유를 생산할 방침이어서 이번 재입찰에 조건부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경우 삼성토탈에 대한 특혜 논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등 자체 유통망이 없는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 공급권을 얻지 못하게 되면 정부가 구상했던 제5정유사 도입도 무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일괄 입찰 방식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운영 주체별로 공급사를 선정해 운영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한국석유공사는 농협과 한국도로공사 등 알뜰주유소의 관리와 운영사를 대표해 입찰을 진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정유사의 내수시장 점유율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공급권에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는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권 특혜 논란을 잠재울 방안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