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교육부가 22일 열리는 시·도교육청 부교육감회의에서 청와대 게시판에 실명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을 선언한 글을 쓴 교사 43명에 대한 징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사실상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교육부 이용학 교원복지연수과장은 21일 "교사들의 이번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법무법인을 통해 외부 법률 검토도 마쳤다"고 밝혔다.

공무원의 공무 외 집단행동은 정치적 편향성을 갖거나 공무 태만을 야기할 경우에 문제가 되는데, 이번 경우 일종의 정권 퇴진운동으로 정치적 편향성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형사고발 문제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집단행위 금지 부분은 형벌조항이 있기 때문에 형사고발할 수 있다"면서 "다만 고발 여부에 대해서는 내일 회의에서 논의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009년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대법원이 2012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유죄 판결을 내렸던 사실을 판단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일부 교육청이 징계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회의가 어떤 결론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특히 전라북도교육청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교사들의 신원 확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한상균 정책공보담당관은 "해당 교사들이 학교나 소속집단 등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개인의 의견을 낸 것으로 간주된다"며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해당 교사들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기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진보 교육계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것은 공익에 반하는 행위도 아니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당파적 행위도 아닌데, '대통령 퇴진'이라는 말을 문제 삼아 징계하려는 것은 교사들의 정권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각계에 내각 총사퇴 등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교사들의 주장은 특정정당에 대한 지지나 반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세월호 참사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면 공무 외 집단행동으로 처벌하려 했겠는가"라며 교사 징계는 정권비호 차원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