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주 상장사 시총 1년새 42조원 '증발'
2014-05-19 10:09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술 금지령, 삼공소비(三公消費, 공무용 차량·접대비·출장비) 억제 등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출범 후 호화 사치 척결 움직임에 중국 증시에 상장된 14개 바이주(白酒 고량주) 기업의 시가총액이 1년 새 2552억 위안(42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업의 실적보고서를 분석 집계한 결과 14개 바이주 기업의 지난해 12월말 기준 총 시가총액은 3320억7900만 위안으로 2013년초 5873억700만 위안보다 2552억 위안, 40% 넘게 줄었다고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가 19일 보도했다.
바이주 업계 시총이 하락한 데에는 매출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茅台), 칭칭커주(青青稞酒), 이리터(伊力特)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기업의 순익은 모두 하락했다.
황타이주업((皇台酒業) 순익이 398.15% 하락한 것을 비롯해 주구이주(酒鬼酒)가 107.4%, 수이징팡(水井坊)이 145.47% 하락했다. 중국 바이주 거물 우량예(五粮液)도 8년래 처음으로 순익이 하락했다.
마오타이 주가는 지난 2012년 7월 16일 266.8위안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3년초 206.94위안으로 하락하더니 2013년말에는 126.20위안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지난 한해 마오타이 시총은 816억 위안이 줄었다. 현재 마오타이 주가는 155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마오타이주 판매가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마오타이의 대표 제품인 페이톈(飛天) 마오타이 53도짜리 500ml의 가격은 2012년초 한때 2000위안(약 32만원)이 넘었으나 현재 800위안대에서 팔리고 있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곳은 수이징팡이다. 지난 2005년부터‘조니워커’ 디아지오가 지분을 매입한 기업으로도 유명한 수이징팡은 지난해 매출이 4억86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이에 따라 1억54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 2003년 1억70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올해 1분기에도 수이징팡은 85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 바이주 상장사 중 최대 적자폭을 기록했다.
수이징팡은 올해에도 적자난이 예상되면서 중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주 기업 중 첫 번째로 특별관리종목(ST) 종목으로 지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증시에서는 2년 연속 적자 또는 주당 순자산이 1위안을 밑도는 종목을 ST 종목이라 일컫는다.
국가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내 바이주 총 생산량은 1226만2000t으로 전년 대비 7.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5년 래 최저 증가폭이다. 중국 1423개 바이주 기업의 매출액도 5018억1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1.22% 증가해 2009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적자를 기록한 바이주 기업이 86개로 전년의 16개보다 5배 넘게 늘었다. 총 적자액은 8억3100만 위안으로 전년보다 2.38배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