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잇단 ‘금지령’에 '철밥통' 포기하려는 공무원 늘어
2014-01-09 12:38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해 중국 정부가 '사치ㆍ향락 풍조 척결'이라는 기조 하에 공직자를 겨냥한 수많은 금지령을 쏟아내면서 어렵게 거머쥔 ‘철밥통’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공직자들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징바오(新京报)는 최근 중국의 동부, 중부, 서부 3개 지역의 공무원 100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금지령이 공무원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무원 10명중 9명 이상이 금지령 때문에 생활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9일 보도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무원의 80%는 금지령이 발표된 이후 상품권이나 담배·술 등 신년 선물을 받지 못했고, 부서별로 지급됐던 연말 선물이나 부서간 연말 회식 문화도 거의 사라졌다고 답했다. 또 92%의 공무원은 금지령 발표 후 가장 큰 변화로 월급 외 부가수입이 줄어든 점을 꼽았다.
또 공무원의 96%는 정부의 금지령이 과도하게 엄격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공무원의 65%는 금지령이 너무 획일적인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의 수입은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는 만큼 수입이 비교적 낮은 지역에 속한 공무원의 경우 특히 복리 분야에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
중국의 2013년은 ‘금지령의 해’로 불릴 정도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공무원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각종 금지령을 끊임없이 내놨다. 2012년 12월 당원 사치풍조 및 허례허식을 금지한 ‘중앙 8항 규정’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신년 선물, 호화 장례, 공공장소 흡연 금지 등을 규정한 금지령을 7차례나 발표했다.
실제로 이러한 시진핑 정부의 금지령은 기대 이상의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춘절이 다가오면 불티나게 팔렸던 고급 담배와 고급 바이주(白酒)의 소비량이 최근 급감하면서 고급 담배 대신 중저가 담배가 인기를 누리고 있고, 고급 바이주 생산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직면하는 등 중국 정부의 사치·향락풍조 척결 바람이 또 다른 사회적 풍조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