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 날갯짓? ETF 주목할 때

2014-05-18 06:00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삼성그룹주가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으로 급등하면서 이런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정종목을 자산 10%까지만 담는 일반 펀드와 달리 ETF는 30%까지 채울 수 있어 대응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을 순자산 대비 20% 이상 편입한 국내 ETF는 16일 기준 총 27개에 이른다.

27개 ETF는 12~16일 주간 수익률도 평균 4.25%에 달했다. 국내주식형펀드(3.65%)와 코스피(2.91%) 수익률을 모두 웃돌았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하면서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지배구조 변화가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부각되면서 삼성그룹주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반 펀드보다 ETF가 특정종목 편입 비중도 높고 접근성도 좋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같은 펀드라도 ETF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주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일반 펀드도 ETF보다 편입 비중이 낮다.

'킨덱스 삼성그룹SW' ETF는 순자산 25% 가량을 삼성전자로 채웠다. 삼성중공업(13.47%)이나 제일모직(10.76%), 삼성물산(10.58%) 역시 10%를 넘기고 있다.

이에 비해 액티브 주식형펀드인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A)'는 삼성전자 편입비중이 17%에 그쳤다. 삼성물산(8.82%) 및 삼성화재(7.75%), 삼성SDI(7.43%)도 7~8% 수준이다.

이런 차이는 자금 유출입에서도 알 수 있다.

킨덱스 삼성그룹SW ETF는 올해 들어 760억원 가까이 자금이 들어왔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와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 1'을 비롯한 주요 펀드에서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김 연구원은 "개인보다는 외국인, 기관이 삼성그룹주를 공격적으로 매집하고 있다"며 "일부 계열사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관련주로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주에 대한 투자심리 호전은 대형주 전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오 연구원은 "다만 외국인 매집에도 지수가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그룹주 펀드에 대한 편중이나 ETF 환금성을 고려해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