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매회 화제를 몰고 온 '밀회'가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남기고 종영했다.

13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 마지막회에서는 오혜원(김희애)과 이선재(유아인)의 영원한 사랑이 그려졌다. 혜원은 서한예술재단 비리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지만 선재와의 사랑은 이어졌다.

재판장에서 선 혜원은 "내가 행한 범법행위는 오로지 나의 선택이었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나를 찾아온 친구가 나란 인간이 얼마나 초라한지 알게 해줬다"며 최후진술을 했다. 선재는 장학증서를 반납하고 학교를 떠났다.

혜원은 면회를 온 선재를 향해 "너는 어쩌다 나한테 와서 할 일을 다 했어. 내 의지로는 못했을 거야. 그냥 떠나도 돼"라고 태연하게 말했지만 선재는 "집 비워두고 어딜 가요. 그래도 같이 한 번 살아는 봐야죠. 어느 날은 박 터지게 싸우고 어느 날은 같이 하루종일 뒹굴기도 하고"라고 말하며 변치 않은 마음을 드러냈다.

선재는 혜원을 그리며 해외로 떠났고 혜원 역시 그런 선재를 생각하며 이제 시작될 진정한 사랑을 암시했다.
 
'밀회'는 뛰어난 연출력과 탄탄한 전개로 매회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유아인의 성장이다.

'밀회'는 방송 전부터 김희애와 유아인, 19세 나이 차로 큰 화제를 모았다. 20대와 40대의 파격적 사랑이라니. 충분히 시청자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호흡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예쁘다'는 말보다 '아름답다', '농염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김희애와 어느 여배우와 만나더라도 '특유의 케미'를 과시하는 유아인이었다. 대중은 대선배와 호흡을 맞추는 어린 상대배우를 향한 불안이나 걱정 대신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드라마는 '예상대로' 시작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유아인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패션왕'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영화 '완득이' '깡철이'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개성 있는 연기를 펼쳤지만 사실 반항아 이미지가 강했다. 뭔가 어둡고 어딘가 까칠한 '거친 남자'의 모습이었다.

'밀회' 이선재 역할은 분명 유아인이 기존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아닌 배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선재 그대로였다.

피아노를 칠 때는 그 누구보다 섬세한 감정을 드러냈다. 손가락, 몸짓, 눈빛 모두 피아노를 진심으로 대했다. 단순히 악기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의 소통, 교감의 창구로 여겼다.

오혜원을 향한 마음 역시 순수하지만 그래서 더 뜨거웠다. 피아노를 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혜원을 향한 사랑을 드러낼 때는 누구보다 강렬했다.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어색하면서도 익숙한 모습은 20세의 풋풋한 청년, 이선재의 모습 그대로였다. 유아인이 김희애의 '특급 칭찬'을 받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