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밀회' 마지막회…김희애·유아인의 끝나지 않은 사랑

2014-05-14 08:00

밀회 마지막회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밀회' 김희애와 유아인 모두 자신이 가장 갈망했던 것을 포기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값진 사랑을 얻었다. 그리고 시청자는 또 한 편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났다.

13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 마지막회에서는 오혜원(김희애)과 이선재(유아인)의 영원한 사랑이 그려졌다. 혜원은 서한예술재단 비리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지만 선재와의 사랑은 이어졌다.

서영우(김혜은)의 남편 김인겸(장현성)과 손을 잡고 확실한 힘을 얻은 혜원은 서한예술재단의 비자금 장부를 두고 김인겸과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결국 혜원은 한성숙(심혜진)과 함께 수의를 입고 재판에 나섰다. 그사이 선재는 장학증서를 반납하고 학교를 떠났다.

재판장에서 혜원은 "내가 행한 범법행위는 오로지 나의 선택이었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나를 찾아온 친구가 나란 인간이 얼마나 초라한지 알게 해줬다"며 최후진술을 했다.

혜원은 면회를 온 선재를 향해 "너는 어쩌다 나한테 와서 할 일을 다 했어. 내 의지로는 못했을 거야. 그냥 떠나도 돼"라고 태연하게 말했지만 선재는 "집 비워두고 어딜 가요. 그래도 같이 한 번 살아는 봐야죠. 어느 날은 박 터지게 싸우고 어느 날은 같이 하루종일 뒹굴기도 하고"라고 말하며 변치 않은 마음을 드러냈다.

선재는 혜원을 그리며 해외로 떠났고 혜원 역시 그런 선재를 생각하며 이제 시작될 진정한 사랑을 암시했다.

방송 전 '밀회'는 김희애와 유아인, 20세 나이 차를 극복한 사랑에 관심이 집중됐다. 게다가 불륜 조장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밀회'는 호평 일색이었다. 김희애와 유아인의 연기력은 물론, 안판석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정성주 작가의 탄탄한 필력은 시청자를 '밀회'에 빠지게 했다.

특히 화제를 모은 대부분 작품이 작가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데 반해 '밀회'는 안판석 감독의 연출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배우에게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치밀함은 물론 영화를 연상케 하는 조명과 미장센, 음악은 '밀회'를 믿고 보게 했다.

남녀의 사랑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음악 세계의 어두운 단면을 그린 점도 흥미를 끌었다. 서한예술재단을 중심으로 교수와 음대, 정재계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진정한 음악인을 양성해야 하는 음대는 학위를 따는 장소로 변질된 지 오래였다. 각종 비리와 유착관계로 '밀회'는 시청자에게 단순히 상류사회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사회에 대한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드라마에 대한 호응은 시청률로 나타났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밀회' 마지막회는 5.372%(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일 방송분이 기록한 시청률 4.559%보다 0.813%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화제성으로만 따지면 '밀회'의 파급력은 더 크다. 연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관련 검색어가 오르내렸고 방송에서는 '밀회'를 패러디하거나 유행어를 읊어댔다.

'밀회'가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제성을 모을 수 있었던 데는 김희애와 유아인의 뛰어난 호흡, 그리고 듬직한 제작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밀회' 후속으로는 '유나의 거리'가 방송된다. JTBC 새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는 직업, 성별, 나이, 성격까지 천차만별인 개성만점 사람들과 전직 소매치기범인 한 여자가 사는 다세대주택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사나이가 들어온 후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는 19일 밤 9시5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