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톈안먼사태 25주년 앞두고 북경대 방문

2014-05-06 13:41

4일 시진핑 주석이 북경대학교 생물동태광학영상센터를 방문해 암의 조기진단 연구성과 등을 전해듣고 있다. [베이징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5·4운동(청년절) 95주년을 맞아 북경대학교를 방문해 5·4운동 정신 전승방안을 논의하고 '중화민족 부흥의 꿈'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방문은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5주년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이뤄진 것이여서 최근 베이징을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는 톈안먼 사태 추모열기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4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5·4운동(청년절) 95주년을 맞아 북경대학교를 방문해 "오늘은 청년절 95주년을 맞는 날로서 북경대학은 중국의 신문화운동의 중심지이자 5·4운동의 출발지"라면서 학생들과 교사를 만나 대화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5·4운동은 지난 1919년 5월4일 베이징의 학생들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체결된 파리강화조약에 반대하며 전개한 애국운동으로 이후 반봉건과 민주주의 운동으로 확대됐고, 중국공산당이 결성의 초석이 된 사건이다.

그는 먼저 인문학원(人文學苑)과 생물동태광학영상센터를 방문해 문학, 역사, 철학, 고고학 등 인문사회과학 및 의학ㆍ생명과학 연구성과를 살펴봤다. 이어 시 주석은 북경대 중앙에 자리 잡은 잔디밭 정원(靜園草坪)에서 열린 ‘청춘의 중궈멍, 진정한 5·4운동정신-북경대학 5·4운동 95주년 기념 청춘 시낭송회’에 참석해 학생과 교사의 시 낭송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시 주석은 교사와 학생을 초청한 좌담회를 갖고 5∙4 정신의 전승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북경대학교는 제2의 하버드대학, 제2의 스탠퍼드대학이 되는 길을 좇지 말고 제1의 베이징대가 돼야한다"며 중국의 문화적 자존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저명한 소설가 루쉰(魯迅)의 '베이징대는 항상 새롭다'는 표현을 동원해 베이징대의 일류대학 달성 목표를 격려하고, '백리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리를 반으로 잡는다'(일은 성공이 가까워 올수록 더욱 어려워진다)는 성어를 들어 '중화민족 부흥의 꿈'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의 실천’도 강조했다.  

그는 "부지런히 학습하고 덕을 닦으면서 알찬 청년시절을 보내 사회주의의 핵심가치관을 자신의 가치관이 될 수 있게 끔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몸소 체험하고 힘써 사회와 중궈멍(中國夢)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대학생이 사회에 발을 들인 이후 최초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첫 번째 단추가 잘못 채워지면, 다음의 모든 단추가 잘못 채워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료가 되려면 부자가 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며, 부자가 되려면 관료가 되어서는 안된다'라는 말은 자신을 크게 일깨워줬고 사회로 들어선 이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 줬다"고 언급했다.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이란, 부강, 민주, 문명, 조합, 자유, 평등, 공정, 법치, 애국 등을 아우르는 표현으로 결국 중국의 정치체제, 사회체제를 적극 존중하고 지지해야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특히, 톈안먼 민주화 운동 25주년(6월4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1989년 톈안먼 사태 발생시 가장 중심에 섰던 북경대학교를 방문한 것은 현재 베이징 등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 추모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