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죽을맛인데…주유소협회 "주간보고 현실성 없다"
2014-04-28 13:57
국세청과의 공조ㆍ노상검사 제도 도입 필요성 제기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별도의 관리직원을 둘 형편은 커녕 가족까지 총 동원해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마진률은 1~3%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자칫 개인 사정 등으로 인해 주간보고를 안했다가는 범법자로 몰릴 판입니다"
주유소업계가 실질적 효력이 없는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국세청과의 공조를 통한 정보공유, 노상검사제도의 도입을 주장했다.
28일 한국주유소협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 등 규제강화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짜석유 근절을 목적으로 오는 7월부터 현행 월간보고를 주간단위로 보고토록 강화한 상태다.
하지만 업계는 이 같은 조치가 현 정부의 규제개혁 기조와 배치될 뿐 아니라 단순 보고주기 강화는 주유소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의견을 강조하고 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침 변경의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운 가짜석유 근절을 위한 근본적 대책은 내세우지 않은채 일부 선량한 주유소 옥죄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보고주기 단축으로 업계가 느끼는 부담의 정도도 70.4%로 매우 높다"고 토로했다.
규제대상에 일반판매소와 적발율이 60~70%에 달하는 대량소비처가 제외돼 나머지 주유소만의 거래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협회의 '2013년 주유소 경영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대까지 급감했다.
여기에 경영난에 따른 제반환경까지 악화되며 인력을 감축하고 가족끼리 운영하는 가족경영 주유소의 비중도 67%에 달한다.
협회 관계자는 "종업원이 한두명 뿐이거나 가족 경영 주유소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작성에만도 최소 4~5시간이 필요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한 번씩 제출하라는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유소 경영환경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회는 정유사와 공급사들이 월 초에 전월 공급물량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정산청구ㆍ세무기장 등 모든 업무가 월간 단위로 진행되는 데, 이러한 점을 무시한 채 주간단위로 보고하란 것은 주유소에게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동보고 시스템이 도입에 따른 영업비밀 침해 또는 영업정보 유출, 거래상황 관리 미숙으로 인한 단속대상 포함 등에 대한 우려도 컸다.
주유소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면 도입을 종용한 전산보고 시스템 역시 주유소의 95%가 반대하고 있으며, 기존 보고서식 유지로 자동보고가 불가능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비판의 강도롤 높였다.
김 회장은 "가짜 석유 근절을 위해서는 부정유통에 대한 처벌 및 현장 단속이 강화돼야지, 주유소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주유소의 카드결제 비중이 95%에 달하고 내역에도 유종이 표시된는 만큼, 국세청과의 공조를 통해 정책효과 달성이 가능하다. 또 노상검사제도를 통해 수요자 조사를 강호하면 가짜석유 유통이 상당부분 근절될 것"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