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e골프, 가장 대중적인 전기차
2014-04-11 06:00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폭스바겐의 골프는 세상에 처음 선보인지 무려 4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어느새 7세대까지 진화한 골프는 매 세대마다 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술과 트렌드를 대중화시키는 역할에 앞장 서 왔다.
그리고 골프는 또 한번 탈바꿈을 시도했고 e골프라는 전기차가 탄생했다. 눈 여겨볼 점은 폭스바겐의 전략이다. BMW나 닛산 등 경쟁 업체의 전기차들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에 선보여지는 데 반해 폭스바겐은 브랜드 내 가장 주력차종인 골프를 전기차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MQB' 플랫폼을 이용해 전기차를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골프의 자자한 명성만큼이나 e골프 역시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지난 달 독일에서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우선 외관은 7세대 신형 골프와 다를 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7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양산되는 e-모빌리티이기 때문이다. e골프는 85kW(270Nm)의 모터와 24.2 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됐다.
다만 클러스터에 계측기 대신에 모터가 준비됐는지 배터리가 회생제동을 통해 충전되는지 혹은 전력이 소비되는 지 등을 나타내 주는 파워디스플레이와 출력 유효성 표시가 위치한 점이 눈에 띈다.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8.0인치 터치스크린 '디스커버리 프로'는 e-골프 내 시스템을 완벽하게 제어한다.
전기차가 그러하듯 e골프 역시 시동을 걸어도 어떠한 엔진음이나 떨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베를린 시내를 돌아보며 주행성능을 점검해봤다.
전기차가 운동성능이 낮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골프는 스포티한 성능을 곧바로 보여줬다. 배터리 중력 저중심 설계 덕에 핸들링은 더욱 짜릿하다. 특히 엔진 회전수에 따라 최대토크가 나오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 모터는 가동 즉시 최대토크를 내다보니 e-골프는 조금도 지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최고속도가 전자적으로 시속 140km에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e-골프의 최대 주행거리는 190km다.
결론적으로 e골프는 심장만 바꿔다뿐이지 골프 특유의 DNA를 그대로 계승한 모습이다.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왔을 때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줄지 기대될 정도다. 한편 폭스바겐은 다음달 유럽에서 e골프를 첫 출시한다. 가격은 3만4900유로다. 국내에서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