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틀즈 코드 3D' 황성호 PD "새 시즌, 고민 많았다"

2014-04-07 12:46

'비틀즈 코드 3D'의 황성호 PD [사진제공=CJ E&M]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Mnet '비틀즈 코드'는 지난해 12월 '3D(Dangerous(위험하고), Direct(직접적인), Diss(디스))' 코드를 앞세워 '비틀즈 코드 3D'로 변모를 꿰했다. 신동엽과 신동, 미르와 고영배 그리고 장동민을 필두로 화려하고 재치 넘치는 입담은 배가 됐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첫 방송된 '비틀즈 코드 3D'에는 DJ DOC와 2NE1이 출연했다. 시청자들은 토크쇼에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들의 출연 소식에 열광했고, 음악팬은 더 강력해진 '비틀즈 코드 3D'에 환호했다.

2010년 방송을 시작한 '비틀즈 코드'는 약 4년 동안이나 '대한민국 대표 음악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왔다.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만이 출연할 수 있는 유일한 음악 토크의 장인데, 출연 가수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집중 해부해본다거나 출연한 두 가수를 비교 분석해보는 평행이론 같은 코너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자랑했다.

4년 만에 새단장한 '비틀즈 코드 3D'는 완벽한 변화를 추구했다. 지금은 Mnet 대부분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안소연 CP와 '무한걸스 시즌3'와 '아이돌 차트쇼'를 연출했던 김재훈 PD를 거쳐 황성호 PD가 메가폰을 잡은 것. 거기에 19금 토크에 능한 신동엽과 숨은 입담꾼 고영배가 추가로 투입됐다. 변신한 '비틀즈 코드 3D'는 시청자와 만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만난 황성호 PD는 "'비틀즈 코드 3D'에 합류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보이스 코리아'와 '아이돌 차트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과 다른 느낌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뇌가 많았다는 것.

"Mnet에서 가장 오래된 간판 토크 프로그램이잖아요. 이미 자리 잡은 프로그램에 제가 들어가서 누가 되지는 않을까 부담됐죠. 새로 기획한 프로그램이 아니라서 전시즌과의 비교도 당연했고요. 고유의 색깔은 지키면서 변화를 하려고 하니까 고민이 많더라고요."
 

'비틀즈 코드 3D'의 한 장면 [사진제공=CJ E&M]

◇ "신동엽과 고영배는 신의 한 수"

앞서 언급했듯 '비틀즈 코드 3D'에 신동엽과 고영배가 새로운 얼굴로 투입됐다. 신동엽은 탁재훈을 대신했고, 고영배는 유상무의 자리를 메꿨다. 19금 토크의 신으로 불리고 있는 신동엽은 여지없는 섹드립으로 시청자를 웃겼고, 황성호 PD가 찾은 고영배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신동엽 씨가 투입되면서 더 재미있게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잘하는 MC잖아요. 전시즌 분위기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엽이 형이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줘요. SBS 공채 시절에 메인 작가와 함께 일했던 인연으로 투입됐는데,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시청자에게 낯선 출연자 중 하나가 고영배다. 다소 큰 머리와 어리숙한 말솜씨는 전에 없던 웃음을 주고 있다. 고영배의 출연 역시 황성호 PD가 만족스러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

"사실 반대도 많았죠. '고영배가 누구야?'라는 사람이 더 많았으니까요. 그래도 전 확신했어요. 그룹 소란의 멤버인데 라디오를 통해서 입담이 대단한 친구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기대치가 없는 친구가 잘한다 싶으면 그 반응은 배가 되잖아요. 마치 '마녀사냥'에 허지웅 씨와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황성호 PD는 기존 멤버였던 신동과 장동민 사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동엽과 고영배의 입담을 만족스러워했다. 원년 멤버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도 톡톡 튀는 재기발랄함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 '비틀즈 코드 3D'가 가진 강점이자 장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틀즈 코드 3D' [사진=홈페이지 캡처]

◇ "어려운 질문 편하게 대답할 수 있는 프로그램"

황성호 PD는 컴백을 앞둔 가수의 섭외를 우선으로 했다. 선배 가수와 후배 가수를 함께 출연시키면서 중심을 맞추면서도 재미 요소는 빼놓지 않았다. 예를 들면 임창정과 소녀시대, 동방신기와 장미여관과 같은 구성이었다.

"한 그룹이 단독으로 출연하는 건 피하고 싶어요. 한 그룹이 모두 나와도 좋은데 평행이론이라는 코너를 꾸리려면 두 팀이 출연해야 하거든요. 컴백을 앞둔 그룹이 우선인데 인지도가 있는 가수를 출연시킴으로써 시청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해요."

이 시대를 사는 쟁쟁한 그룹이 출연하면서 '비틀즈 코드 3D' 팀의 섭외 노하우가 '비결'아닌 '능력'이 됐다. 다년간의 음악 프로그램 연출과 검수를 맡으면서 쌓아온 인맥은 황성호 PD가 가진 주된 무기였다.

"2NE1 같은 경우에는 우연찮은 인연으로 성사됐죠. 섭외가 너무 어려워서 친한 선배 PD에게 부탁하고 내려오는 길에 우연히 팀장님을 마주쳤어요. 2NE1 담당 매니저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때다 싶어서 또 한 번 이야기 했는데 성사된 거예요. 하하."

섭외가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는 황성호 PD는 출연자가 편하게 이야기하고 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끌고 싶다고 했다. 통장 잔고가 900원이었다는 아이비의 이야기를 이토록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토크쇼가 또 어디에 있을까. 황성호 PD가 이끄는 '비틀즈 코드 3D'의 내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