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현장공개] 주민은 불편·상점은 매출 하락 ‘할리우드가 악역?’

2014-04-04 18:35

영화 '어벤져스2' 현장 공개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영화 ‘어벤져스2’ 촬영 현장이 공개됐다. 도로는 통제됐고 5분이면 가는 집을 20여분 넘게 돌아 도착했다. 길 건너 상점은 가기가 꺼려졌고 매출은 하락했다. 누구를 위한 영화일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에이지 오브 울트론’(감독 조스 웨던·이하 ‘어벤져스2’) 촬영 현장이 4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 공개됐다.

이날 촬영신은 크리스 에반스의 자동차 액션과 스칼렛 요한슨의 오토바이 질주로 크리스 에반스는 1시간여 모습을 보였고 스칼렛 요한슨은 대역만이 참여했다.

통제는 엄격했다. 1.8km에 달하는 도로는 한적했고 건물 사이 좁은 골목에도 영화진행요원들이 배치돼 출입을 막았다. 근처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바쁜 출근길에도 바로 앞 출구를 이용하지 못했다.

회사원 민모(28) 씨는 “특히 첫날(30일) 통제가 엄격했다. 1분 거리를 10분 만에 도착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주민들은 횡당보도가 통제구역 안이라 300m여 떨어진 횡당보도로 길을 건너야만 했다. 자연스럽게 길 건너 반대편 상가는 가지 않았다.

요식업 사업을 하는 김모(40) 씨는 “구경 오는 사람들이 많아 매출이 늘지 않을까 했지만 오히려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겨 매출이 줄었다”며 “처음에는 인도까지 통제해 뒤로 다녀야만 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영화 측은 건물 전체 게시판에 ‘어벤져스2 사과공고문’을 붙이는 것으로 양해를 구했다.

주민만 이러한 불편함을 겪어야했던 건 아니다. 상암동 근처에서 업무를 마친 회사원 이모(29) 씨는 ‘어벤져스2’ 촬영으로 노선이 변경된 버스를 타고 목적지와 정 반대인 곳에 도착했다. “(변경 노선이) 제대로 표기가 되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다. 누구를 위한 영화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불평했다.

오전6시부터 오후6시까지 오직 영화 촬영만을 위한 편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이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생각은 온전히 우리만의 착각이 아닐지 의심해볼 만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는 이유로 환대하는 정부는 대한민국 영화 산업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가도 고려할 대상이다.

‘어벤져스2’는 지난달 30일 마포대교를 시작해 오는 14일까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 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강남대로, 문래동 철강거리, 경기도 의왕시 계원예술대학교 인근 도로서 촬영을 진행한다. 촬영 공개는 이날만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