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개선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사업 지원 등 전력·에너지 분야의 규제개혁에 나선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장관회의’에 대한 후속조치로 규제가 가장 많은 에너지분야의 규제를 대폭 손질하겠다는 복안이다.

2일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기준으로 산업부 규제 1197건 가운데 에너지관련 규제가 60~70% 가량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규제 트리(Tree)’를 만들어 에너지분야의 관련 규제를 전면 재검토 할 방침이다.

예컨데 풍력발전을 하기 위해 발전사업 허가는 산업부, 환경영향평가는 환경부, 인허가 의제 등은 지자체, 산지 허용 등 산림관련 규제는 산림청이 맡고 있다. 규제완화에 앞서 이들 부처간 중복규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판단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있어서는 올 상반기 중으로 RPS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RPS는 50만㎾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하지만 RPS가 도입된지 2년이 지난 현재 경기부진, 막대한 투자비 부담 등에 진도가 나가지 않으면서 미이행한 업계 과징금 등 부담만 늘리는 이상한 규제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산업부는 오는 2035년까지 RPS 의무량 11% 달성을 위해 의무유연성 확대 및 소규모사업장 강화 등이 담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RPS 입지·환경규제 완화를 위해 환경부 등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고, 전기요금 고지서에 RPS 별도항목을 삽입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ESS 시장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맞춤형 지원정책 패키지도 마련할 방침이다. 민관 TF를 통해 에너지 신산업(ESS·EMS·DR·CCS 등)별 대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등 관련 규제개선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ICT 융합을 가로막는 법제도 등 부처간 존재하는 규제도 미래부와 협업을 통해 극복키로 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신기술분야에 대한 규제도 과감히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력신기술 제도는 대다수 중소 전기공사업체에 과도한 규제로 경쟁과 임찰심사 가점에서 밀리는 등 불이익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으로 신기술 지정 단계부터 현장실사를 도입하고, 심사인력풀을 확대하는 한편 기술료 현실화 등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전기차 등 신성장동력의 확대를 위해서도 신기술 중소기업 위주의 R&D를 지원하고, 오는 2017년까지 전국에 약 600여기의 공공 비상용 급속충전기를 구축해 보급키로 했다.

한진현 산업부 제2차관은 "에너지분야의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규제를 정부 입장에서 수요자 입장으로 전환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