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효능 놓고 ‘갑론을박’

2014-04-02 15:51

아주경제 전운 기자 =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을 놓고 식품ㆍ제약업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약업계와 바이오벤처기업들은 다양한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유산균의 일종인 프로바이오틱스는 요쿠르트 등 발효유에 주로 함유돼 있다. 최근 장 건강 증진, 면역력ㆍ변비 개선, 아토피 예방 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생산 실적 기준으로 홍삼은 성장세가 감소한 반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전년 대비 약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 총 생산액 상위 5개 품목 중 가장 많이 성장했다.

이에 쎌바이오텍, LG생명과학, 종근당건강 등 제약회사들은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발효유 업체들의 유산균이 장 건강 증진에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식품업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는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은 코팅 처리 기술로 인해 유산균이 위산에 죽지 않고 장까지 도달할 확률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쎌바이오텍 등은 2중코팅 기술로 특허까지 출원했으며,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타 제약업체들도 1중코팅 기술을 적용해 유산균이 위에서 손상될 확률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반 발효유의 유산균이 장에 도달할 확률이 낮다는 논리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 1997년에도 빚어진 바 있다.

당시 빙그레는 '닥터캡슐'을 출시하면서 일반 발효유 업체와 갈등을 빚었다. 유산균에 캡슐을 씌워 장까지 도달할 확률을 높였다는 게 빙그레 측 주장이었다.

하지만 '닥터캡슐'이 히트 상품 반열에 오르자 일반 발효유 업체들은 캡슐의 효능에 대해 공격에 나섰다. 캡슐이 분해되지 않고 유산균이 체외로 배출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최근 일반 캡슐이 아닌 코팅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코팅막이 분해돼 장에 안착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가격 저항으로 인해 일반 발효유에서는 적용시키지 못하는 고급기술과 원료를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제약업계의 주장에 대해 발효유 업체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안영태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박사는 "유산균은 종류에 따라 내성이 강할 수도 있고 약할 수도 있다"며 "발효유업체들이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 강한 내성을 가진 유산균을 배양해 원료로 쓰고 있기 때문에 장에 도달할 확률을 높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발효유업계는 유통구조의 차이상 제약업계의 유산균이 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유산균은 상온에서 유통하면 유통기한은 높아지지만 내성이 떨어지게 된다. 내성이 떨어지는 유산균을 장까지 보내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코팅막을 만들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의 특성상 유통기한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상온 유통은 필수적인 것이고, 이로 인해 코팅기술을 생겨났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반 발효유처럼 냉장 유통을 하게 되면  유통기한이 짧아지는 단점이 생기지만 외부 환경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는 장점이 생기게 된다.

때문에 제약업계가 주장하는 일반 발효유의 유산균이 장에 도달할 확률이 낮다는 논리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식품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 이하인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1조원이 넘는 발효유 시장의 넘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시장을 뺏어오기 위해서 발효유업계를 공격하는 일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