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여성 출연자 사망 사건, 경찰 공식 브리핑 (1문1답)

2014-03-10 12:40

SBS '짝' 여성 출연자 사망 사건 공식 브리핑

서귀포(제주)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경찰이 '짝' 녹화 도중 사망한 여성 출연자의 자살 원인 파악에 주력할 예정이다.

제주 서귀포경찰서 강경남 수사과장은 10일 오전 10시 30분 2층 회의실에서 공식 브리핑을 열고 SBS '짝' 출연자 사망과 관련된 수사 진행 상황 및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은 사망 직후 제작진으로부터 약 2시간 20분짜리 영상을 제출받았다. A 씨가 화장실에 들어간 후 약 1시간 동안 나오지 않은 점, 변사체로 발견될 때까지 화장실에 출입한 자가 없는 점을 들어 자살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제작진으로부터 약 7~8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녹화 영상 전량을 제출받아 A 씨가 자살한 원인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강 수사과장은 "자살 동기를 파악하고자 한다. 언론이 의심하고 있는 제작진의 강압 여부와 고인이 촬영 직전 신변상에 문제점이 있었는지 아닌지도 복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서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까지 제작진의 강압성 여부는 발견하지 못했다. A씨가 SNS를 통해 지인들과 나눈 대화에서도 처벌 가능한 수준의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강 수사과장은 "도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 법률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는 수준이다. 녹화 도중 모멸감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제출받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압성 여부가 발견된다면 제작진에 대한 재조사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도의적 비난을 받을 정도의 수준으로 그친다면 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어느 정도는 (강압성 여부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새벽 2시쯤 '짝'을 촬영하던 일반인 출연자 여성이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유서로 짐작되는 노트에는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나 너무 힘들어서 살고 싶은 생각도 없다" 라는 내용이 쓰여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짝' 제작진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사후 처리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

다음은 브리핑 1문 1답.

- 대략적인 사건 개요를 설명 해달라.
= 지난 5일 서귀포시의 한 펜션에서 '짝' 녹화 중이던 여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을 분석한 결과 화장실 문이 닫힌 순간부터 발견 직전까지 침입자가 없는 점을 미루어 보아 자살로 판명했다.
=출연자 11명과 제작진 5명을 조사했다. 카메라 6대에 찍힌 영상에서 출연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확인했다. SNS 내용을 조사했을 때 고인이 촬영 과정에서 정신적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 유서에는 '자살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살고 싶은 생각이 이제 없어요. 사랑했던 사람을 모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등의 문구가 자살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 유서 내용과 SNS 내용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 지난해 11월부터 써온 유서에는 방송에 대한 불만은 없다. '제작진에 많은 배려를 받았어요. 고마워'라는 내용으로 봐서는 제작진의 강압성은 없다. 그런데 SNS를 분석한 바로는 본인이 짝이 맺어지지 않는 과정에서 카메라가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이 자살에 작용할 수 있는지는 영상 자료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 미리 확인한 영상(2시간 20분)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 초반에 고인이 혼자 앉아서 흐느끼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온 후에는 노트(유서로 짐작)를 찢는 소리가 들린다. 또 침대에서 뭔가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라이터를 켜는 소리가 났는데, 유서의 일부를 불에 태우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 나왔다가 들어갔는데 1시간 10분 정도 문이 잠겨있다. 다른 여성 출연자가 이상한 낌새를 차리고 PD에게 요청하는 장면도 담겨있다. 문틈 사이를 동전으로 열고 들어갔을 때는 이미 죽어 있는 상태였다.

- 향후 어떤 방향으로 수사할 예정인가.
= 자살 이유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언론이 의심하고 있는 제작진의 강압성 여부라든지 촬영 이전에 신변상의 문제점 등 복합적으로 확인할 것이다. 제작진으로부터 7~8테라바이트 용량의 녹화 영상 전량을 제출받기로 했다. 명확한 자살 동기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 제출 영상의 변질 가능성은 없나.
= 변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원본을 그대로 제출하기로 했다. 분석하는 과정에서 변질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 영상 분석 후 제작진의 강압성 여부가 발견된다면 제작진 재조사 가능성도 있나.
= 그렇다. 하지만 강요나 협박에 해당하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 도의적 비난을 받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처벌을 할 수 없다.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어느 정도의 (강압성은) 있지 않았을까 예상하고 있다.

- 제작진과 출연자의 사전 계약서 내용은 확인했나.
= 애정촌에서 합숙 중에 참여를 거부하거나 번복할 수 없다. 촬영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숙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받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 유가족과 협의는 이뤄졌나.
= 방송사와 유가족의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 유가족의 입장은 무엇인가.
= 유가족 측의 요구 사항이 있는지 입장을 들어봤다. 특별히 수사를 원하는 부분은 없었다. 다만 녹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자살하지 않았겠느냐고 의혹은 제기했었다. 고인의 신변 보호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