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조금 신종 수법 기승…현행법으로는 못 막아

2014-02-18 08:58
휴대전화 보조금 이대로는 안된다…널뛰기 보조금

10일 오후 한 이통사의 정책 공지 내용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휴대전화 보조금 과열 경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구매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시간 전까지만 해도 수십만원을 주고 구입해야 했던 같은 휴대전화가 오히려 현금을 수십만원씩 받으면서 공짜에 살 수 있는 경우가 드러나면서 제돈을 주고 산 이용자들은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휴대전화 가격이 이렇게 널뛰는 경우는 하루이틀 지난 일이 아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보조금 경쟁의 근본은 이통사가 휴대전화를 팔도록 하는 구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포화시장 속에서 이통사들은 0.1%의 가입자를 뺏기 위해 마케팅비를 투입하고 과열 경쟁에 나서는 소모적인 전쟁을 반복해 왔다.

이제는 휴대전화 보조금에 대해 매듭을 풀 때가 됐다는 지적이 크다.

휴대전화 보조금 문제의 현실과 개선책을 알아본다.
--------------------------------------------------------------------------------------------------------

211 대란으로 불리는 최근 휴대전화 보조금 과열 경쟁과 관련 이통사들이 서로 상대방을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새로운 기법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18일 한 이통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떳다방, 불바다, 뻗치기 등 신규 수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뻗치기 보조금은 개통 가능시간이 지나더라도 다음날까지 밤새워 예약가입 접수를 받고 공짜폰을 구매하려는 이용자들이 새벽에도 매장 앞에 줄 서 가입을 위해 대기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업무보고에서 “스마트폰을 싸게 사기 위해 새벽에 줄서는 일이 계속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수법이다.

한 업체는 지난 10일 오후 6시부터 본격적으로 보조금을 투입해 개통가능시간인 오후 8시30분을 넘겨 11일 오전까지 예약가입을 진행해 한 온라인 휴대폰 판매 커뮤니티는 한때 접속이 제한되기도 했고 번호이동을 위해 새벽부터 매장에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처럼 새벽에 줄을 서 있는 현장을 현재의 법 테두리에서는 단속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 관계자는 “보조금 단속은 경제 관련 법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금지를 강제할 수 없고 이용자 차별에 대해 사후에만 규제할 수 있다”며 “인력 측면에서도 새벽 줄서기에 대한 단속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에서 규제하는 것처럼 경제관련 법에 대해서는 사후에 공정한 거래를 위반했거나 이용자 차별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 후 제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이 근절을 주문했지만 이처럼 현재의 법 테두리에서는 사실상 손을 쓸 수가 없게 돼 있는 구조다.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심야 시간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기습적으로 할부원금이 없는 물량을 쏟아내고 폰파라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내방가입을 유도하는 떴다방 보조금 사례도 나타났다.

게시판 등에서 쪽지로 알려주고는 가보면 줄이 서 있는 식으로 영업을 한 것이다.

방통위의 온라인 모니터링망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라 할 수 있는 이 기법은 지난해 초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쟁사에 가입자를 뺏기면 즉시 대응하는 보조금으로 대규모 가입자를 모집하는 사례도 있다.

한 이통사는 구형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 여부를 조사하지 않는 방통위 단속의 헛점을 이용해 출고 20개월 이상 스마트폰이나 3G 피처폰에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해 마이너스폰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사례를 들었지만 이 경우는 불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방통위가 출시된 지 20개월 이상 휴대전화에는 보조금 가이드라인의 예외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이 집중될 경우 막대한 보조금이 투입되는 사실도 드러났다.

10일 한 이통사 대리점의 번호이동 리베이트표에는 갤럭시노트3(N900)에 108만원, 갤럭시S4 LTE-A(E330S)에 123만원, 갤럭시4액티브(E470S) 113만원, 갤럭시 노트2(E250) 98만원, 갤럭시S4(E300) 109만원, 옵티머스G2(F320) 118만원, 옵티머스G 프로(F240) 83만원, 베가시크릿노트(A890) 108만원, 베가시크릿업(A900) 108만원, 아이폰5 83만원, 아이폰5S 96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또 다른 매장에서는 갤4 LTE-A에 138만원, 갤4 액티브에 128만원, E470S 갤S4 액티브 128만원, 갤노트3 LTE-A에 118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드러났다.

출고가 77만원의 아이폰 16G의 경우 보조금 81만4000원으로 4만4000원을, 갤럭시노트3(N900S)는 출고가 82만원에 보조금 106만7000원으로 24만7000원, 갤럭시4액티브(E470S)는 출고가 89만9800원에 보조금 93만원으로 3만200원을 더 지급하고 베가시크릿업(A900S)은 출고가 95만4000원에 보조금 102만원으로 6만5200원을 더 주는 조건을 내세우는 매장도 있었다.

여기에 75요금제 이상으로 가입시에는 추가금을 6만원 지급하는 정책도 포함돼 있었다

이같은 방침은 일제히 10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전략점과 일반점에 대해 보조금을 추가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존보다 아이폰5S는 30만원, 갤럭시노트3는 20만원, 갤럭시S4는 50만원, 갤럭시액티브는 50만원, 갤럭시윈(E500)은 30만원, 옵티머스G 프로는 40만원, 옵티머스G2 50만원, 베가시크릿노트는 50만원, 갤럭시S3는 20만원을 추가한 것이다.

갤S3 3G(SHW-M440S)의 경우는 출고가 49만9400원이지만 번호이동 시 35만원 기본 리베이트에 30만원을 추가 지급해 총 65만원의 보조금 지급하면서 마이너스폰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11일 한 업체로 번호이동한 경우 출고가 84만7000원의 갤럭시S4 LTE-A에 최대 14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61만원을 돌려주거나 요금할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른 이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업체는 출고가 95만4000원의 갤럭시S4 LTE-A에 보조금 120만원을 책정하면서 추가 24만6000원을 지급하거나 출고가 84만7000원의 갤노트2 32G에 117만원의 보조금, 89만9800원짜리 갤럭시S4에 116만원, 84만7000원의 갤럭시S4 LTE-A에 117만원, 97만원짜리 갤럭시노트3에 106만7000원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