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기준금리는 '동결' 예상…하반기부터 전망 엇갈려

2014-02-09 09: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불과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달에도 금리는 제자리에 묶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총재가 교체된 3월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신임 총재가 오면서 통화정책 스탠스가 달라질 것이란 주장과 올해까지는 동결될 것이란 주장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3일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9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연 2.50%다.

지난달과 달라진 경제상황 중 가장 큰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과 이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불안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만한 요인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테이퍼링의 여파로 우리나라도 설 연휴 직후 환율이 14원 이상 급등하고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오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으나 현재는 진정세다. 단기적 변동성은 커졌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적어도 김중수 한은 총재가 임기를 마치는 3월말까지는 기준금리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임 총재가 온 이후 통화정책에 변동이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기 부양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려 내수 진작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임 총재와 함께 오는 6월 열릴 지방선거 등 정치적 이슈를 감안하면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발맞춰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아시아금융학회장)은 "저성장, 저물가 상황에 가계부채의 원리금상환 부담도 늘고 있고, 부동산 경기도 기지개를 켜려면 멀었다"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노무라 등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성장률이 한은의 목표보다 낮거나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경우를 언급하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회복세에 접어든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굳이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2.8% 성장해 3년만에 반등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3.8%다.

대다수 시장의 전문가들은 상반기 중에는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히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가늠하는 모양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양적완화 축소 정책을 시작,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도 있다"면서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향후 거시안정책의 여력을 제고하기 위한 기준금리 정상화가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와 함께 물가가 상승기조로 돌아서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외 IB들 사이에서는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경기 회복에 따라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부각될 때 과도한 저금리로부터의 급격한 인상은 자칫 경제 전반에 불필요한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한은은 정책여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가급적 늦추는 방안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