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연말 부동산시장에 신년 '양도세 폭탄 주의보'가 내려졌다. 취득 후 5년간 양도세 면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 유예 등이 연말로 종료되면서 내년 초 또다시 거래절벽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양도세 혜택이 이대로 종료될 경우 취득세 영구인하 등으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다주택자가 주택 매매로 얻는 차익에 대해 최대 50%(2주택) 또는 60%(3주택 이상)의 세금을 물리는 제도다. 당초 정부가 폐지를 추진했지만 매번 국회 문턱에서 걸렸다. 대신 1년 단위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 현재 기본세율(6~38%)이 적용되고 있다.

올해 역시 양도세 중과 폐지가 사실상 무산된 것은 물론 아직까지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한 논의가 없어 당장 내년부터 다주택자들은 주택거래 시 양도세 폭탄을 맞게 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기획재정부와 함께 정치권 합의를 위해 설득하고 있는 단계"라며 "여야가 대립 중이지만 유예의 경우 공감대가 이뤄졌기 때문에 연내 통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철도파업 이슈 등으로 국회 파행이 계속돼 유예방안 처리에 차질을 빚을 경우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심각한 거래절벽이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양도세는 재산세처럼 시기를 정해 부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세금폭탄 사태가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대 60%에 이르는 세금을 내고자 할 사람은 없는 만큼 일단 다주택자들의 주택 거래는 올스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연말 양도세 면제 종료를 앞두고 분양시장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따른 양도세 면제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단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분양 아파트 역시 양도세 면제효과를 누렸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미분양은 6만4433가구로 1월 7만5180가구와 비교하면 1만가구 이상 줄었다.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감면혜택이 맞물려 준공후 미분양(2만3306가구)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양도세 혜택이 종료될 때마다 적지않은 타격을 준 만큼 이번에도 거래절벽을 걱정하며 내심 양도세 면제기간 연장을 바라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 주택 거래시장보다는 미래가치가 높은 신규 분양시장이 양도세 면제효과를 봤다"며 "내년 선거를 앞둔 데다가 건설협회 등이 양도세 면제 연장 등을 요구하는 만큼 시장상황이 불안정하면 뭔가 대책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막차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내년 거래절벽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며 "시장상황을 면밀히 보겠지만 현재로서는 양도세 면제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