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대증권 등 금융3사 매각…3조3000억 자구안 마련"(종합)
2013-12-22 13:59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매각하는 내용을 포함한 3조3000억원의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을 비롯한 금융 3사 매각 등 3조3000억원 이상의 자구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 제기됐던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불식시키고, 동시에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채권단 등 금융권으로 부터도 더 많은 지원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그룹은 주축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로 인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터미널 지분 및 선박 매각 등의 자구안을 제시했으나 보다 강력한 재무구조개선안을 요구받아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2014년 상반기까지 현금보유도 충분한 상황이지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했다"며 "현대그룹의 한축인 금융계열사 매각 여부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으며,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 해결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후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자산매각을 통해 약 3조원, 외자유치 및 유상증자, 기업공개 추진 등으로 32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우선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해 7000억~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이 이들 금융 3개 계열사를 매각하면 금융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현대그룹은 또 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사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벌크 전용선부문의 사업구조를 조정해 약 1조5000억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국내외 부동산, 유가증권, 선박 등도 4800억원에 매각한다. 여기에는 부산 용당 컨테이너 야적장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싱가폴 소재 부동산과 보유중인 유가증권도 포함된다.
현대그룹은 자산매각과 함께 현대상선의 외자유치 추진과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 추진 등을 통해 3200억원 이상을 조달한다는 목표다.
유동성마련과 함께 내부 구조조정도 실시한다.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및 업무개선을 추진하고, 현대아산 등 다른 계열사도 구조조정을 실행할 계획이다. 또 현대그룹이 보유한 장충동의 반얀트리호텔도 매각해 총 3400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자산매각을 SPC(특수목적회사) 설립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SPC를 설립하여 금융계열사 등의 자산을 이전시키고 세부적인 매각방안과 절차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과 협의하여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룹은 이번 자구안이 실현돼 3조3000억원이 마련될 경우, 이 중 1조3000억원 정도의 부채를 상환하여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주요 3개사 기준 부채비율을 2013년 4분기말 493%에서 200% 후반대로 대폭 낮추고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그룹은 이에 따라 그룹의 자원과 역량을 현대상선이 중심이 되는 해운, 현대로지스틱스의 물류, 현대엘리베이터의 산업기계,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등 4개 부문에 집중해 향후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룹으로서는 핵심사업의 한 축인 금융부문을 매각하는 고통이 있지만 이번 자구계획으로 그룹의 유동성문제 해결과 함께 핵심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성장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구조조정을 기점으로 현대그룹은 더욱 단단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