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보이는 대상 선택해 통신하는 기술 개발

2013-12-18 11:05

ETRI 연구진이 시선통신 스마트 단말을 이용해 패스트푸드점의 메뉴와 가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국내연구진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대상을 선택하면 바로 통신 연결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8일 통신대상의 주소 등을 모르더라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대상을 보고 선택하면 바로 연결시켜주는 시선통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가시거리대상 시선통신 및 스마트 모바일 커넥션 기술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11년부터 3년만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낯선 곳에 가서도 무선공유기 없이 TV나 스크린을 선택해 보내면 바로 영상이 뜨게 할 수 있다.

ETRI의 시선통신 기술은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 실행시킨 뒤 대상을 보고 사진을 찍듯이 선택만 하면 직진성이 강한 전파빔을 발생시켜 빔을 받은 특정 대상의 기기가 응답하는 형태다.

현재 8도 방향 범위에 들어온 대상들을 구별해 상대방의 고유 ID를 알아내 통신이 가능한 방식이다.

기술은 기지국 혹은 AP의 도움 없이 통신하고 두개의 기기간 통신방식으로 단말 간 직접 통신인 D2D 통신분야에 속해 기지국 도움이 없이 상대방의 ID를 획득하고 통신이 가능하다.

기술에는 AP 없이도 직접 통신이 가능한 와이파이 다이렉트 통신을 활용한다.

시선통신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통신대상을 선택하기만 하면 빔형성 무선기술과 이미지 인식기술을 통해 빠르게 대상기기와 연결해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경쟁기술인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구글 안드로이드 빔 방식의 통신은 10cm 이내에서 동작하는데 반해 ETRI 시선통신 기술은 전파를 사용해 최대 70m까지 통신이 가능하고 주변에 단말이 많을 경우에도 기존 기술대비 탐색 단말수를 줄여 대상 발견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기술은 별도의 네트워크 도움 없이 사용자가 주변 디바이스와 직접통신을 통해 근접인식 기반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여러명이 모여있는 회의장에서 그동안 자료를 전달하기 위해 이메일 주소나 메신저 ID를 물어 사진이나 자료를 전송했지만 기술을 활용하면 ID를 몰라도 통신이 가능해 사람을 정하고 포인팅한 후 전송하면 된다.

스마트폰에 있는 음악이나 동영상을 주변에 있는 오디오나 TV를 통해 여러 명이 듣고 보게 할 수도 있어 즉석 공유 서비스가 가능하다.

대형 화재 발생시 시선통신 앱은 서비스 반경 내 사용자에게 긴급 화재발생 메시지를 보내 긴급상황에 대처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
ETRI는 현재, SNS 회사나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 중으로 스마트폰에는 칩화 내장이 가능하고 스마트 TV등에는 작은 동글 형태로 장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에서는 AP 없이 단말기 간 통신을 지원하는 대상인식통신에 대한 국제 표준화가 진행 중으로 ETRI는 확보한 특허를 기반으로 우선적 표준화를 추진 중이고 향후 표준특허 개발에서 유리한 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주도한 ETRI 무선전송연구부 방승찬 부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통신거리와 대상 기기 발견 시간, 그리고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며 “향후 안경형태의 단말과 같은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에 사용하거나 셀룰러 기반 기기 간 직접통신 방식과 결합할 경우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더욱 더 큰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