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유관 폭발, 민심 대폭발
2013-11-24 13:54
49명 사망, 관리책임 드러나며 비난 빗발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경제기술개발구(황다오, 黃島)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송유관 폭발 사고로 인해 4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4일 칭다오 당국과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사고 부상자는 166명에 달했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관리부실로 인한 것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 22일 오전 3시경 사고지점 송유관 일부에 균열이 생기면서 석유가 유출되면서 발생했다. 석유유출이 확인된 후 작업자들이 송유관 접합작업을 시작했으며 이날 오전 10시30분 궈훠(國貨)백화점 북측 송유관에서 유출된 원유에 불이 붙으며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칭다오 개발구 관계자는 송유관에서 흘러나온 석유가 기체화한 뒤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발로 인해 송유관이 지나는 도로가 깊게 패이고 주변의 차량이 뒤집어졌으며, 사망자가 속출하는 참변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칭다오 여러 곳에서 식수와 가스, 전력 공급이 끊겼다. 칭다오 당국은 폭발 사고지역 주민 1만8000 여명을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사고가 발생한 송유관은 대형 국영기업인 중국석화(中國石化,시노펙)이 1986년7월에 완공했으며, 총 길이는 248km, 연간 원유수송량은 100만톤이었다. 21세기망에 따르면 시노펙의 연구부문은 이미 2011년 환경평가보고서를 통해 이 구간의 송유관이 노후화됐으며 파열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이어 지난 4월 두번째로 발간된 환경평가보고서 역시 이 구간 파이프라인 보수작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시노펙은 보수작업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인민들은 시노펙의 안전불감증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성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송유관 폭발이 백화점 인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송유관 주변에 주택가를 건설한 경위를 밝혀내야 한다는 것. 한 네티즌은 "시노펙 관리책임자는 물론이고 칭다오 시정부의 책임자들을 철저히 추궁해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각각 사고원인규명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지시를 내려놓았고, 국무원은 사고조사반을 마련해 진상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우에 따라 시노펙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활동이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중국당국은 같은 석유 국영기업인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중국석유)에 대한 전방위 사정을 벌인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