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쓰에이 “‘베드 걸 굿걸’은 넘어야할 산”

2013-11-12 17:36

미쓰에이 [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데뷔곡 베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아서 타이틀곡 선정할 때마다 이 곡보다 좋은지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요.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노래 안무 모든 것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일종의 넘어야 할 산입니다.”

그룹 미쓰에이(수지, 페이, , 지아)의 솔직한 포부다. 정규 2허쉬(Hush)’로 돌아온 그들을 지난 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가을 풍경과 닮은 미쓰에이는 소녀보다 여자다운 느낌을 물씬 풍겼다. 두터운 스웨터를 입은 그들에게서 여인의 향기가 나는 건 비단 평소 모습은 아닐 것. 무대에서 미쓰에이는 좀 더 관능적이고 요염하다.


오히려 데뷔 때보다 지금이 더 떨려요.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떨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조금 뭘 아니까 오히려 긴장된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 떨림이 기분 좋아요. 설레고 벅찬 기분입니다.”

기분 좋은 떨림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쓰에이는 파격적이지만 과하지 않은 절제된 섹시미를 선보였다. 그들이 넘어야 할 베드 걸 굿 걸보다 완성도 있는 느낌이다.

미쓰에이 [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번 의상은 퍼포먼스를 돋보일 수 있도록 장식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의상도 타이트하게 해서 몸의 라인을 가장 잘 보이게 했어요. 그렇다고 노출이 과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심플하면서도 포인트가 살린 느낌으로 춤에 가장 시선이 가게끔 한 대신 화장은 좀 과해졌습니다.”

올블랙 의상에 붉은 립스틱을 바른 미쓰에이의 모습이 낯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심려를 한 모양이다. 잘 녹아든 느낌이지만 걸그룹 섹시 콘셉트가 범람하는 요즘, 다소 묻히기 쉬운 위험한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이게 저희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한 걸 뿐이에요. 섹시한 것만 한다는 건 아니에요. 미쓰에이의 스타일을 찾고 싶어요. 과하고 격한 안무가 특징이었는데 거기에 절제된 완성도까지 더한 게 허쉬입니다. 힙합, 현대 무용, 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들어간 안무예요. 댄서 없이도 빛날 수 있는 무대입니다. 봉만 소품인데 단순한 프레임으로도 충분히 돋보일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자신감 넘치는 건 비단 말만은 아니었다. 완벽한 안무와 무대를 꽉 채우는 네 명의 호흡은 그들과 함께 허쉬 허쉬를 외치게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미쓰에이가 가지는 청순함과 밝은 이미지를 갈구하는 팬들도 있을 터. 소위 '샤랄라'한 콘셉트를 해볼 생각은 없을까.

노래의 장르나 춤, 콘셉트도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볼 거에요. 사실 청순함을 원하는 팬분들도 여러 있었지만 이번에는 꼭 이런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섹시와 청순 중 뭘 더 잘하느냐고 묻는다면둘 다 잘할 자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웃음)”

청순과 섹시 둘 다 놓칠 수 없다는 그들의 욕심은 정규 2집에도 나타난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허쉬를 비롯해 놀러와러브 이스 유(Love is U)’ ‘스포트라이트(Spotlight)’ ‘하이드 앤드 식(Hide & Sick)’ ‘라이크 유(Like U)’를 비롯해 총 13곡이 수록됐다.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진영의 곡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일부로 그런 거는 아니에요. 타이틀곡 고를 때 50여 곡 정도가 있었고 작곡가 작사가가 누군지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노래를 듣고 판단하거든요. 우연히 박진영 피디님이 보냈던 노래가 다 탈락했어요. 그렇다고 서운해하지는 않으셨어요. 피디님도 허쉬노래가 정말 좋다고 하셨고 편곡을 하면서 어느 정도 참여했습니다. 피디님 곡을 안 해서 불안감이 있었지만 녹음 스트레스가 덜한 건 좋았습니다,”

타이틀곡 선정을 고심했다는 멤버들은 서로 번갈아가며 쳐다보는 등 아이 콘텍트를 하며 서로 분위기를 살폈다. 오순도순한 모습에 멤버들끼리 친하냐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거침없이 답했다.

친구 사이든 뭐든 다들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잖아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고 잘 모르고 그래서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정말 진심으로 마음이 통해요. 표정만 봐도 어떤 기분인지 읽을 정도예요. 기회가 있으면 회사 사람들과 함께 워크숍을 가고 싶어요. 헤어 메이크업 해주시는 분들부터 매니저님까지 우리를 위해 고생하는데 보답하지 못한 거 같아 마음에 늘 걸렸거든요.”

주변 사람들까지 챙길 줄 아는 미쓰에이의 앳된 모습은 해맑은 웃음에만 남아있는 듯 보였다. 2013년을 얼마 앞둔 그들의 목표는 뭘까.

많은 분이 아니더라고 우리 앨범 전체를 듣고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타이틀곡이 아니더라도 이 곡은 좋더라고 말씀해주시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라고요. 굳이 1위를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1위를 한다면요? 물론 좋겠죠.(웃음) 만약 1위를 한다면 버스나 지하철 놀이터 등 봉이 있는 어디선가 춤을 추겠습니다. 나름 화끈한 1위 공약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