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대문 2/3가 중국인 관광객"…국경절 특수에 서울 '북적북적'
2013-10-07 08:28
"면세점, 루이비통 매장에 20명씩 대기"
아주경제 강규혁·홍성환·한지연 기자= # 지난 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중국인 관광객 40여명이 버스 두 대에서 차례로 내렸다. 이들은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 줄줄이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이미 백화점 매장은 중국인들로 가득 찬 상태. 이들은 손에 한가득 쇼핑백을 들고서도 쇼핑을 멈추지 않았다.
중국 국경절(1~7일)을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서울 곳곳을 점령했다. 서울 명동을 비롯해 강남·강서 등 서울 전역에 중국인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추세다.
◆"면세점, 루이뷔통 매장에 20명씩 대기"
면세점 매장은 중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을 둘러보는 중국인들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특히 미샤·더페이스샵·에뛰드하우스·토니모리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는 계산을 하기 위해 10명씩 줄을 서 있었다.
명품 매장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 입점한 루이뷔통·샤넬·프라다 등의 매장 앞에는 중국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특히 루이뷔통의 경우 20~30명의 중국인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 MCM 매장이 단연 인기였다.
신라면세점 역시 단체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신라면세점 옥상 정원에 마련된 카페에는 쇼핑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중국인들이 테이블을 가득 메웠다. 그들 옆에는 4~6개의 쇼핑백이 놓여 있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아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매장 직원들 모두 중국 국경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은 '단체여행'…강남은 '자유여행'
최근 들어 강남이 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강남의 경우 강북과 달리 가족·친구 단위의 소수 여행객이 많은 모양새였다. 실제로 강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갤러리아 명품관에는 2~3인이 함께 다니며 쇼핑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압구정의 경우 성형수술을 목적으로 찾는 경우가 많아 단체여행보다 소수의 친구 단위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명동·동대문 등 강북 상권은 단체관광이 대다수였다. 곳곳에 중국어 팻말이 적혀 있는 관광버스들이 주차해 있었다. 특히 두타·밀리오레 등 쇼핑몰이 밀집해 있는 동대문에는 3분의 2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아울렛에도 중국인 고객 몰려
아울렛에도 중국인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2시, 서울 가산동 마리오아울렛 명품관에는 젊은 중국인 여성들이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며 쇼핑하고 있었다. 이들 곁에는 남편으로 보이는 중국인 남성들이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있다. 아울렛 타임세일 코너 역시 한국인보다 중국인들이 더 눈에 띄었다.
뤄샤오이씨(28)는 "네 번째 한국 방문인데 이전에는 주로 명동에서 쇼핑했지만, 아울렛이 값이 싸고 상품이 많다는 소문이 중국에 퍼지면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 패션브랜드 매니저는 "중국인들은 씀씀이가 커서 한 번에 100만~300만원어치씩 대량 구매해간다"며 "중국에 한국 드라마가 많이 방송되면서 협찬했던 제품 모델명을 직접 찾아와 요구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리오아울렛에 따르면 중국인 고객들의 평균 객단가는 61만원 수준이다. 국내 고객과 비교해 6~7배 많은 수준이다.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공항에서 접근성도 높고 시중 백화점보다 최대 80% 저렴해 20~30세 젊은 중국인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파주의 신세계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중국인들의 경우 신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그동안은 관광코스에 아울렛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저렴한 가격에 물량도 많아 최근 들어 선호도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