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예산안] "복지 예산 100조 시대"…어떻게 바뀌나

2013-09-26 18:09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내년 정부의 복지지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다.

총예산 357조7000억원 중 보건·복지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8.7% 늘어난 105조9000억원으로 책정됐다. 빡빡한 국가 살림살이 속에서도 나랏돈의 30%나 복지에 떼어주는 셈이다.

때문에 적자예산 속 정부의 무리한 복지공약 강행으로 증세에 대한 우려감도 많다. 하지만 이는 금과옥조로 여겨온 복지공약 실천에 대한 정부의 고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공개된 '박근혜 표' 복지예산안은 연령별·계층별로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해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살피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예산안에 반영될 예정이었던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반값 등록금 등 일부 공약은 세수 부족으로 일부 수정 반영됐다. 반값 등록금은 국가장학금 증액을 통한 등록금 부담 완화로, 기초연금 지원 공약은 소득 하위 70%라는 전제 하에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만 20만원씩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정부 부담금은 100%가 아닌 25%만 보장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 셋째아이 대학등록금 연 450만원, 기초연금 20만원 차등 지급
정부는 보육료와 양육수당 예산을 3조4754억원에서 4조1973억원까지 늘려 영유아 부모의 양육부담을 경감해준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필수예방접종비 본인부담금(1회 5000원)이 폐지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B형간염·수두·일본뇌염 등 11가지 필수예방접종이 전면 무료로 이뤄진다. 또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정적 보육 기반을 구축하고 보육기관의 서비스 질을 개선하기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121개 신설하고, 우수 민간 어린이집을 100개소 더 선정해 운영비를 지원한다.

'등록금 푸어'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부터는 셋째아이 대학등록금을 최대 연 450만원까지 지원한다. 국가장학금도 확충돼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대학생의 경우 국가장학금을 22만5000~180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또 대학생 근로장학금을 약 500억원 추가 지원해 대학생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을 줄여준다.

서민층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현행 주거급여 제도를 저소득층에 임대주택 대신 임차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주택바우처 제도'로 전환하고, 지급대상도 94만4000가구까지 확대한다. 또 주택 구입·전세자금 지원금을 7조7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늘린다.

기초연금과 관련해선 모든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겠다던 공약 내용과 달리 소득 하위 70%인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만 20만원씩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100% 지원하겠다던 공약도 수정돼,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부가 60만원, 국민이 34만원 부담하는 방향으로 조정키로 했다. 이밖에 7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임플란트 비용도 50%까지 지원된다.

◇ 장애인 연금 2배 확대, 사병 월급 15% 증액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을 위한 정책도 마련됐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110만가구로 확대되고, '희망키움통장' 등 자산형성지원 대상을 차상위 1만가구로 확대해 저소득층의 자립과 자활을 지원한다.

장애인 복지 개선을 위해 소득하위 70%인 중증장애인 연금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두 배 증액하고,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대상자를 5만4000명으로 늘린다. 또 장애아 양육 돌봄서비스를 연 320시간에서 480시간으로 확대한다.

사병 월급을 15% 인상해 상병 기준 월 11만7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인상하고, 농어업인 연금보험료를 연간 최대 45만9000원까지 지원하는 정책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