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예산안] 전문가들 “정부, 내년 경제 낙관…재정건전성 우려”
2013-09-26 16:38
아주경제 김동욱 김정우 신희강 기자=전문가들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복지예산 대폭 증액과 사회간접자본(SOC) 및 산업/에너지 예산 감축이 핵심인데, 문제는 정부의 재정 건전성 유지”라고 입을 모았다.
◇이황 고려대학교 법학 전문대학 교수 “정부, 내년 세계 경제 너무 장미빛으로 봐”
내년 정부 예산은 복지예산 대폭 증액과 SOC 및 산업·에너지 예산 감축이 핵심인데, 문제는 정부의 재정 건전성이다.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내년 경제전망에 근거해서 예산안을 짰다는 인상을 준다.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두 나라, 미국의 양적완화와 중국 경기의 예측곤란 등으로 세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점을 신중하게 고려한 흔적이 별로 없다.
만약 내년도 세계 경제의 악화로 대규모 세수 결손시 정부의 재정악화가 우려된다.
적자재정 현실에서 재정 건전성 목표는 당연하고도 바람직하다. 특히 복지예산 소요가 큰 현실에서 페이고(paygo, 새로운 재정 지출 사업을 추진할 때 기존 사업의 지출을 줄이거나 재원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는 시스템) 법제화는 대단히 좋은 아이디어로 빠른 시일내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년 세계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정부 예산을 잡은 것이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 왼쪽부터 이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황상현 한국경제연구원 박사, 김성태 KDI 연구원,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 교수. |
복지예산 확대는 법인·개인의 소득세로 충당하는 것이 북유럽 등의 사례이고 이것이 논리적으로도 타당하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 현상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공공부문 소규모 비용감축, 지하경제 양성화와 같은 부수적 경비절감으로 복지 예산 확보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복지 예산만 전체 증가율의 2배 가까이 늘리는 것이 과연 우리 정부 재정 수준으로 감당가능한 수준인지 의문이 든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부문별 구성을 효율적으로 재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도로는 이미 많이 건설된 상황인데 필요성과 효율성 등을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건설산업의 비중이 개도국 수준으로 비정상적으로 큰 현 시점에서 이를 합리적으로 줄이고 서비스업 육성으로 대체하는 노력이 부족해보인다. 어차피 건설로 경기부양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김성태 KDI 연구원 “국세수입 여건이 불투명…총수입은 더 나빠질 것”
고용과 복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큰 틀에서 보면 정부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을 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같은 경우 엉터리로 짜서 세수도 부풀리고 했는데 지금 만들어놓은 틀을 보면 성장률도 비관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작년 국가지원운영계획상의 수치와 공약예고사항을 감안했을 때 357조원이라는 총 규모는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총수입은 걱정이다. 총수입 중 국세수입이 추경대비 8%가 올렸는데 210.4조원인데 218조 몇조원으로 계산했는데 이 숫자가 올해 사실상 물건너간 수치다.
빠지는 만큼 국세수입도 더 작은 숫자가 나올 확률이 높은데 새액여건 쪽으로 숫자를 조금 높게 잡은 것 아닌가 싶다.
그런 측면에서 관리재정수지도 조금 더 안 좋을 수 있겠다. 국세수입 여건이 좋지 않는 이상 총수입은 더 안좋을 수 있다. 보건복지 고용 쪽에 사실은 정책적으로 이미 그 방향으로 예고를 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은 타당한 결정으로 본다.
SOC투자를 많이 한다고 경제 성장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SOC는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갈 수록 유지보수의 형식을 취한다. 그런 측면에서 SOC 신규 투자가 늘어나는 게 항상 바람직하지는 않다.
몰론 SOC예산도 필요는 하나만 우리나라의 예산 전체 지출에서 경제분야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니 점차 줄여가는게 맞다.
1조원 줄었는데 2008년 추경부터 2009년 추경까지 SOC 예산 늘린 것을 생각하면 1조원 준 것은 큰 비중은 아니다. 오히려 더 줄일 여지가 있지 않았냐는 생각이다.
◇황상현 한국경제연구원 박사 “저성장이 경제 걸림돌…대통령 공약 수정 필요”
예산안 자체는 기본적으로 저성장 국면에서 세수구조로 박근혜정부의 공약 자체가 변경돼야하는 상황인 것 같다.
당초 박 정부가 지출적인 측면에서 이행하려면 수입적인 측면에서 세수가 따라줘야 하는데 수입척인 측면이 결손되서 복지적인 측면에서 수정이 불가피할거라 생각한다. 이미 예상됐던 것이다.
세수결손이 결국은 저성장 때문 그러니까 세수결손이 저성장 국면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번에 세법개정안이나 이런걸 볼 때 복지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비과세감면 부분 등을 세원으로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당초 박근혜 정부의 공약을 충당하기에는 비과세감면 지하경제 양성화 같은 정책들이 좋은 방향이지만 그만큼의 복지정책 지출을 커버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결국은 저성장이 문제다. 복지나 고용에 치우친 예산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번 정부의 핵심인 고용복지에서 보면 고용부분은 성장과 연결돼있으니까 수정은 덜할 것이라 하더라도 정부에서 개인에게 지원하는 복지 지출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복지 지출은 수정은 점진적으로 시행해야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저성장국면에서 벗어나 성장이 된 후에 당초 공약했던 복지관련 지출계획을 시행하는 게 올지 않나 생각한다.
왜냐면 무리하게 저성장 국면에서 세수결손에 의한 증세 논의가 나오게 되면 결국은 또 저성장 국면에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사회간접자본(SOC)관련 예산이 줄었는데 경제가 발전하는 단계에서는 SOC예산이 줄어드는 게 맞지만 아직 우리가 선직국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SOC는 기본적으로 성장을 견인하는 지출. 그런 부분에서는 아마 조금 성장에는 부정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성장없는 고용 우려. 투자가 선행되야 고용이 느는데 고용중심 정책으로 투자를 유인하려는 것은 잘못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고용은 복지측면보다 성장으로 풀어야”
우리경제가 3년 연속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적자폭이 늘어났고 올해 첨으로 500조를 돌파하면서 새 정부 목표 2017년 예산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는 성장을 통해 확충을 해야한다. 하지만 복지를 통해 일자리를 확충을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교육과 복지와 같은 경직성 예산을 국가채무로 증가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과거 1997년도로 회귀하는 꼴이다. 경기대응을 위한 선도적 확대 재정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
◇이태환 삼성경제 연구소 수석연구원 “재정건전성 확보가 우선”
정부는 최선을 다해서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려 할 텐데 결국은 그런 과정에서 우선순위 조정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 재정지출에 있어서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부의 재정건정성을 지키는 것이 국민들과의 합의다.
어느 것을 더 쓰는것을 더 맞는것을 보는것 맞지않다. 거기서 정부의 몫은 재정건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저울질을 통해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