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지주체제 전환, 첫 발은 성공했지만…
2013-09-22 14:38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대한항공이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사업회사인 대한항공으로 분할 상장과 함께 지주사 체제로 전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향후 전망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결단에 따라 이뤄진 대한항공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향후 한진그룹의 향배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대한항공에서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 분할한 뒤 지난 16일 재상장에 나선 대한항공의 주가는 추석연휴 전까지 이틀 동안 상승세를 보이며 주간 7.95%의 수익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지주체제 전환이 일단은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지만, 업계에서는 그 이후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공적인 지주사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현재 정석기업과 (주)한진, 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해소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대한항공은 이전까지 정석기업→(주)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돼 있었으나, 지주사전환을 위해 신설된 한진칼이 대한항공이 지니고 있던 정석기업의 지분 48.3%를 가지고 가며 순환출자 고리의 중심이 한진칼에 넘어왔다.
지주사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현재 대한항공의 지분 6.9%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이 향후 2년 내에 13%이상의 추가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지주회사는 상장기업 자회사 주식의 20%이상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한 시나리오로 정석기업과 한진칼, 또는 정석기업과 (주)한진의 합병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정석기업과 (주)한진의 지분을 통해 그룹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조양호 회장은 위의 방법을 통해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주)한진이 9.87%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있고, 정석기업은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지분이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주가도 중요한 변수다.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대한항공 주가가 높을수록 지주회사의 경영권 확보에 유리하지만,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한 정석기업과의 합병 과정에서는 대한항공의 주가가 낮을수록 한진칼 지분확보에 유리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주가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나, 업황 상황을 볼 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들은 대한항공 주가가 높아야 한진칼 지분 교환에 유리하기 때문에 공개매수 이전까지는 대한항공 가치 증가를 위한 경영결정들이 많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지윤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수익 일본 노선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항공수요 개선도 기대하기 이르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