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무기징역 선고에 엷은 미소 띄며
2013-09-22 15:05
45억원 환수 1심 선고…항소할 듯
사진/신화사 |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법원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지난해 1월달만 하더라도 유력한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였던 중국의 정치스타가 재기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보시라이는 이후 항고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결을 뒤엎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난(濟南)중급인민법원은 22일 보시라이 1심 선고재판을 열어 그가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 정치권리 종신 박탈, 개인재산 몰수 등 중벌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보시라이가 뇌물로 받은 2044만 위안과 공금횡령으로 축재한 500만 위안을 환수토록 했다.
보시라이는 이날 인민법원에 출석해 재판부의 선고를 듣는 동안 미소를 띄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선고낭독이 끝나고 경찰이 보시라이의 팔에 수갑을 채울때 역시 모든 것을 초탈한 듯 안정된 표정을 유지했다.
이 날 판결은 애초 예상됐던 15년 정도의 징역형에 비해 크게 무거운 것이다. 법원은 검찰의 기소내용을 대부분 인정했다. 이에 더해 보시라이가 재판과정에서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고 무죄를 주장하는 등 재판부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점도 영향을 양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보시라이가 다롄국제발전공사 총경리 탕샤오린(唐肖林)과 다롄스더그룹 이사장 쉬밍(徐明)으로부터 2044만여 위안의 금품을 받은 것은 사실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보시라이의 행위가 왕리쥔(王立君)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총사관 도피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했으며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중대한 손실을 불러왔다는 점도 인정했다.
법원은 아울러 구카이라이(谷開來) 증언에 대해 증거능력이 의심된다는 보시라이측의 이의제기도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8월 재판에서 보시라이가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의 범죄를 저질렀으면서도 재판과정에서 죄를 인정하지 않고 사실을 감추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며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중죄 선고에 따른 보시라이 지지자들의 반발을 우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지난중급인민법원으로 향하는 도로를 차단하기도 했다. 앞서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소식통을 인용, 보시라이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만일 그가 항소할 경우, 보시라이 사건은 계속 주요 현안으로 남으면서 중국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