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웨어러블(입는) 스마트 기기인 갤럭시기어를 공개하고 있다.

아주경제(베를린) 이재호 기자= '미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삼성전자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한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시계 형태의 스마트 기기인 갤럭시기어를 최초로 공개하며 내세운 슬로건이다.

갤럭시기어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사하겠다는 각오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디자인이나 기능이 당초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웨어러블(입는) 기기 시대를 알리는 첫 데뷔작으로는 무난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대화면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3는 기능 측면에서 동급 최강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에어 커맨드' 기능이 도입돼 S펜 활용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각종 사양도 기대 이상이었다.

삼성전자는 2014년형 갤럭시노트 10.1까지 공개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신제품에 웨어러블 기기까지 더해진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 갤럭시기어, 웨어러블 시대 개막 신호탄

언팩 행사 무대에 오른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신작인 갤럭시노트3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모든 시선이 신 사장의 안주머니에 들어 있던 갤럭시노트3에 쏠렸지만 그는 의외로 왼손을 들어올려 전화를 받았다. 웨어러블 시대 개막을 알리는 갤럭시기어가 등장한 것이다.

갤럭시기어는 의외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시계 버클 부분에 장착돼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로폰으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으며,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할 경우 손을 들어올리지 않아도 이어폰으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일정과 알람 세팅, 날씨 확인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알림 기능을 통해 메일이나 문자의 수신 여부를 확인한 뒤 스마트폰으로 전문을 볼 수 있는 '스마트 릴레이' 기능도 있다.

시곗줄에 달린 카메라로 놓치기 쉬운 일상의 순간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는 '메모그래퍼'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음성 메모' 기능을 이용하면 중요한 대화를 저장할 수 있으며 저장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기기에서 1.5m 이상 떨어지면 화면보호 기능이 작동돼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

갤럭시기어는 1.63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무게는 73.8g 수준이다. 한 번 충전으로 25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기대했던 플렉시블(휘는) 디스플레이 대신 플라스틱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진정한 의미의 웨어러블 기기로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또 기본적인 기능 외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기가 어려워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역할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한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베일을 벗은 갤럭시기어(왼쪽)와 갤럭시노트3

◆ 대화면 스마트폰 최강자, 갤럭시노트3

갤럭시노트3는 광고 영상에서부터 바느질을 한 듯한 모습의 측면 디자인과 가죽 커버 형태의 후면 디자인을 강조하며 고급스러운 양장본 다이어리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처럼 갤럭시노트3는 '나만의 다이어리'와 같은 스마트 기기다. S펜의 버튼을 누르면 5가지 주요 기능이 부채 모양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에어 커맨드' 기능이 대표적이다.

5가지 기능 중 '액션 메모'는 손으로 메모한 정보를 인식해 전화 걸기, 지도 찾기 등 다음 단계로 바로 연결시켜주는 기능이다. '스크랩북' 기능을 활용하면 관심있는 웹·동영상 콘텐츠를 한 곳에 쉽게 모아놓을 수 있다.

캡처한 화면에 메모를 추가할 수 있는 '캡처 후 쓰기'와 필요한 콘텐츠를 한 번에 찾을 수 있는 'S파인더', 잠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펜 윈도우' 기능도 편리하다.

이와 함께 새로워진 '멀티 윈도우'를 이용해 텍스트나 이미지를 한 화면에서 다른 화면으로 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예컨대 화면에 두 개의 채팅창을 띄워놓고 한쪽에서 수신된 메시지를 읽은 뒤 다른 창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갤럭시노트3의 '그룹 플레이'는 하나의 단말기에서 재상되는 영상을 다른 단말기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전작인 갤럭시노트2의 5.5인치보다 커진 풀HD 슈퍼아몰레드 5.7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두께는 8.3㎜로 얇아지고 무게는 168g으로 가벼워졌다. 3200mAh 배터리가 탑재돼 동영상 재생 가능 시간이 4시간가량 늘었다.

갤럭시기어는 제트 블랙과 오트밀 베이지 등 6가지 색상으로, 갤럭시노트3는 클래식 화이트와 블러시 핑크 등 세 가지 색상으로 각각 시판된다.

글로벌 출시 시기는 9월 25일로 동일하며, 갤럭시노트3의 경우 오는 11일부터 국내 예약 판매가 시작된다.

◆ 태블릿PC 신제품까지 풀 라인업 구성

삼성전자가 선보인 2014년형 갤럭시노트 10.1은 슈퍼 클리어 LCD 대화면으로 전작보다 4배 많은 인치당 픽셀 수를 구현해 화질이 더욱 선명해졌다.

또 멀티 윈도우와 펜 윈도우 등 갤럭시노트3의 주요 기능이 대부분 채택됐다. 특히 손으로 쓴 글씨나 숫자를 차트나 그래프로 자동 변환할 수 있는 '이지 차트' 기능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위치 원격 추적, 사용자 정보 원격 삭제 등의 기능을 갖춘 '내 디바이스' 찾기 서비스를 갤럭시노트3에도 적용키로 했다.

아울러 올해 초 기업용으로 개발했던 보안 솔루션 '녹스'를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확대 제공키로 하고 갤럭시노트3를 시작으로 앞으로 출시되는 프리미엄 모바일 제품에 탑재할 방침이다.

신 사장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소비자들의 일상을 좀 더 편하고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출시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