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6개월] 고용률 70% 로드맵…청년층 취업률 높여라
2013-08-21 15:25
젊은 일꾼 고용시장의 아웃사이더로 전락하나 <br/>시니어,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 일꾼층으로 부상<br/>고용시장 고령화 심화…고용없는 성장구조 이어질 우려
아주경제 배군득·배상희 기자=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2개월 연속 30만명 대를 넘어섰다.
얼어붙다시피한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고용률도 65.1%를 기록해 정부가 제시한 고용률 목표치 70%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
경제 불황 속에서 취업자수와 고용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분명 경제 회복을 향한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청년 취업자수는 줄고 대부분 장노년층을 중심으로 고용이 이뤄지는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1년 전에 비해 36만7000명 증가했다. 그 중 50대 이상 취업자는 전년동기대비 48만6000명 증가해 70% 이상을 차지한 반면 20대 취업자는 8만명 줄어 지난 5월 이후 1년 3개월 동안 줄어들고 있다.
고용률에 있어서도 지난달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0.8%로 전년동월대비 1.5%p 하락해 고용률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50대 고용률은 73.8%로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이 고용 시장의 중심 일꾼이 되고 주 생산동력인 20~30대 인력은 설 곳이 없어 주변인이 되어가는 고용 역전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러한 추세라면 고용시장의 고령화 추세와 연령별 고용 양극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돼 ‘고용 없는 성장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용 시장의 질적 개선이 절실히 필요함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 정부의 ‘재탕 대책’…청년 노동시장 진입 이끌 수 있을까
정부는 고용률 70% 로드맵을 통해 청년 첫 직장 진입연령을 기존 23.4세에서 22.9세로 낮추는방안을 제시했다. 노동시장 진입연령이 1세 낮아질 경우 청년고용률이 약 5%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해서다.
경제 불황에 따른 극심한 청년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첫 직장 진입연령은 매년 늦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3 노동시장경향’에 따르면 20대 청년층이 통학, 취업준비를 중심으로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속도는 매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난 속에 고용시장으로 진입을 망설이며 학업 연장이나 스펙 쌓기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청년 일꾼을 일찍 고용시장으로 이끌어 고용률을 2017년까지 47.7%로 끌어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취업기회 확대, 스펙파괴·능력중심 채용시스템 구축, 한국형 일·학습 듀얼시스템 도입, 대학의 일·학습 연계 기능 강화, 청년-중소기업간 미스매치의 해소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제기한 대책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세부적 실천대책이 부족해 실효성 부족하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 50대 중심 고용구조 개선…청년층 설 곳 잃어
고용 불안으로 인해 젊은 구직자들이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몰리는 악순환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는 2008년부터 공공기관 청년인턴제를 실시해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공기관에서 채용한 청년인턴은 대폭 증가해 채용목표대비 98%를 달성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 비율은 권고수치 20%에 못 미치는 16.6%에 불과해 지난해 22.3%보다 낮아졌다. 인턴 10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원이 2명도 채 안된다는 의미다.
이는 여전히 많은 청년 일꾼이 비정규직이나 실업자로 또 다시 내몰리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장년층 고용 안정화와 청년층 취업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고용시장 질적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이 고용률 제고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주요 인력으로 평가되면서 정부는 장년층 베이비붐 세대의 고용률 하락을 막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해왔다.
특히 오는 2017년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러시가 고용률 70%를 달성에 있어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판단,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60세 정년 연장, 정년연장지원금, 퇴직 후 제 2인생 설계 및 재취업을 지원 시스템 등 장년층 고용 연장을 위한 방침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년연장이 청년층 취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년연장으로 늘어난 비용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기업들이 고용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수경 연구위원은 ‘정년연장 법안 통과 이후 남은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임금조정을 수반하지 않는 정년연장은 기업의 노동비용을 증가시키고 청년의 신규채용을 축소할 우려가 있다”며 정년연장으로 인한 신규채용 감소의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