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의 묘수,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
2013-08-21 15:01
이에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임직원 2500여명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 스스로가 실력과 경쟁력만 있으면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고 성공적인 민영화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외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영업에 더욱 전념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경영 효율화, 조직 혁신, 민영화 달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최고경영자(CEO)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저성장·저수익 환경에서 그룹의 미래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는 용어를 언급했다. 이 용어는 바둑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크게 보고 생각하되 실행은 한 수 한 수 집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27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대한적십자사에 임직원 헌혈증서 1500장, 휠체어 114대, 응급의료차량 2대 등을 전달하고 있다. |
이순우 회장은 "우리금융이 앞으로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고, 쉬운 일부터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먼저 현재 우리가 가진 채널과 인력을 활용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한 사례로 현재 우리은행에서 판매하는 우리자산운용과 우리아비바생명의 펀드와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이 부진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금융이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내려면 전 계열사의 적극적인 협업도 필요하지만, 각 계열사의 경쟁력 또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영업망 확충도 지속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현재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의 돌파구이자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도 현재 5% 수준인 해외 자산 및 수익 비중을 중장기적으론 15%수준까지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월말 현재 우리금융은 17개국에 75개의 네트워크를 보유중이다.
이 같은 경영 효율성 제고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회장은 조직 혁신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앞으로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최대한 보장하고, 그 경영성과에 따라 평가와 보상을 확실히 하도록 하겠다”면서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강조했다. 지주사의 역할을 줄이고 대신 영업현장 일선에 있는 각 계열사와 현장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결국 그룹에서 돈을 버는 곳은 지주사가 아니라 각 계열사며, 본부가 아니라 영업 현장”이라며 “앞으로도 지주사 역할이나 조직은 최소화하고 영업을 잘해야만 우대받고 승진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각 계열사 간 경쟁력과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해, 비은행 부문 계열사를 대상으로 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룹의 오랜 숙원 사업인 민영화에 대해서는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특히 소속장급 직원들에게 직접 구두를 신겨주고 "오늘부터 저도 여러분들과 똑같은 구두를 신겠다"며 "성공적인 민영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끝까지 함께 뛰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