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서명운동 중단 가능성 시사…전략 수정
2013-08-12 17:21
“세제개편, 대안 마련할 것”…경제부총리·靑경제수석 책임론 제기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원점 재검토하도록 지시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를 천명한 이상 민주당은 가두에서의 서명보다 정책위원회 중심으로 세제개편안 대안을 구체적으로 열심히 검토하고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낮 여의도내 여의도백화점 앞에서 가진 ‘중산층·서민 세금폭탄 저지 특위’ 발대식에서 밝히고 “분노한 민심에 대국민 항복 선언을 한 것”이라면서 “당정청의 총체적인 무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민주당이 이날부터 착수한 ‘세금폭탄 저지 대국민 서명운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장외투쟁을 멈추고 국회로 복귀해야 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 지시로 과오를 인정했다고 보고 대안 마련과 관련자 책임 추궁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대표는 “재벌과 슈퍼부자만 보호하려는 (세제개편안을 만들고), 경제정책을 장악하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에게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한다”며 두 사람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마련을 약속한 대안의 실체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의 세제개편 대안의 핵심은 고소득자와 대기업, 대재산가에 대한 감세 기조를 탈피하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명박정부’에서 이뤄진 감세기조의 결과물인 법인세와 소득세 부과 기준 등을 조정하면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세 부담을 늘리지 않고 세수 확충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박근혜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은 이명박정부의 ‘부자감세’ 기조를 유지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에 대해 우선 증세를 추진한 것이 문제”라며 “재벌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법인세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현재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분에 대해 최고세율 22%를 적용하고 있는 대기업 법인세 제도를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이전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 2억원 초과분에 대해 25%를 적용하는 것을 자체 세제개편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소득세 최고세율 38%가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의 하향조정도 민주당의 핵심안이다. 현재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표구간은 ‘3억원 초과’지만 이를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춰 고소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 “8800만원에서 3억원까지 소득세 중간 구간이 없어 8800만원을 버는 사람이나 2억9900만원을 버는 사람이나 세금을 내는 비율이 똑같다”면서 “1억5000만원의 중간 구간을 신설하고 국민 설득을 하는 것이 맞는 순서”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 가구의 가처분 소득을 줄일 수 있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 의료비·보험료 소득공제 배제 등의 정부안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며 대안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