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 초비상> 정부 냉방 '셧다운'…임산부 경고 방송 등 '안전 미흡'

2013-08-12 16:53
-오는 14일까지 공공기관 냉방기와 공조기 가동 금지<br/>-폭염과 건물 내 부서 온도 40도까지 급상승…숨막혀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정부가 공공기관의 냉방기와 공조기 가동에 대한 인위적인 블랙아웃을 조치하면서 세종정부청사 등 각 정부 건물이 찜통더위에 신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세종청사는 냉방기 중단으로 건물 내 온도가 40도까지 상승했지만 임산부, 노약자 등에 대한 경고 방송을 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오는 14일까지 공공기관은 최악의 전력 수급난 우려로 냉방기와 공조기 가동을 전면 금지했다. 이는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기 위한 비상 절전체제 가동에 정부와 산업계의 에어컨 사용을 금지한 것이다.

이날 오후 2~3시 예비전력이 400만kW를 웃돌면서 전력예비율이 500만㎾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경계’ ‘주의’ 단계가 발령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농림식품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세종청사의 각 정부부처는 에어컨 올 스톱과 복도, 계단 등에 불이 소등됐다. 또한 실내조명도 원칙적으로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업무를 손 놓고 있다.

참다못한 청사 공무원들은 옥외와 외부로 긴급하게 뛰쳐나오는 등 폭염 건물 대피를 방불케 했다. 청사 공무원들은 냉방기 가동 중지에도 숨을 쉴 수 있는 환풍 시설이 제대로 작동해야하나 건물 내 근무부서에는 공기가 희박할 정도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안전요원 비상 배치 등 폭염에 따른 임산부와 심신미약자, 노약자 등의 경고성 방송이 없어 비난이 일고 있다. 이날 안전행정부는 각 청사에 공문을 보내 오후 12시부터 오는 14일까지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전력난 수급에 따른 협조 안내만 방송했다.

임산부인 한 공무원은 “외부 폭염은 34 이상, 실내 찜통에도 숨이 막히는 등 건물 내부 온도가 40도 를 밑돌았다”며 “‘순환단전’인지 모르겠으나 임산부와 노약자에 대한 경고 방송도 없이 냉방 중단을 실시했다. 전력난에 대한 긴급조치는 이해하나 무더위에 따른 불상사가 없도록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청사 관리 관계자는 “안행부가 공모을 보내오자 냉방 사용을 오는 14일까지 차단키로 했다”면서 “청사 보건소 등에 안전에 따른 필요조치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력난 수급에 따른 협조 방송을 한 상태나 무더위 안전조치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안전행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시도 부단체장 회의에서 각 지자체에 산하 비상연락망 체계 점검 및 공공기관에 대한 긴급 절전 협조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