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체크카드…카드사 수장 고민 커진다

2013-08-12 15:01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세법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추가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카드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저성장 위기를 맞딱뜨린 카드사 최고경영자들은 올해 하반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15%에서 10%로 축소된다. 단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의 소득공제율은 여전히 30%를 유지해, 체크카드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2분기에도 체크카드 승인금액(22조700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하면서, 신용카드의 증가율(2.9%)을 크게 웃돌았다.

두 카드의 소득공제율 격차가 벌어지자, 금융당국과 금융권 전문가들도 소비자 및 근로자들에게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카드사에 악재로 작용한다. 신용카드 대비 체크카드는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계가 아닌 삼성, 현대, 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은 더욱 고심에 빠졌다.

체크카드 실적이 은행계에 비해 미미할 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도 신한, 국민 등 은행 연계가 편한 카드사로 이탈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하반기에 모든 신용카드의 혜택을 적립과 할인 등 2가지로 간소화하는 혁신적인 전략을 발표했다.

하반기 전략과 함께 야심차게 신상품 '현대카드 X'를 출시했지만, 신용카드 혜택을 줄인 정부의 새법개정은 이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책에 따른 시장 변화로 체크카드 상품에 보다 무게를 실어야 할 상황이 온 것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체크카드 활성화에 무리없이 힘을 실을 수 있겠지만,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은행계에 비해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하반기에는 세법개정안에 따라 기업계 카드사들도 새로운 혜택을 담은 체크카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변화에 따라 지난 달 새로 취임한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현재 체크카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NH농협카드와 적은 차이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타 카드사들이 기존보다 체크카드 활성화에 좀 더 초점을 두게 되면, 신용카드 시장에서 이뤄졌던 과열경쟁이 체크카드 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가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정부의 정책에 맞춰가려면 체크카드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며 "내년부터는 카드사 수장들의 체크카드 활성화 전략이 새로운 경쟁을 이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