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현장 책임경영제' 도입..구조조정 신호탄?
2013-08-12 14:24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KT(회장 이석채)가 현장 관리자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하는 책임경영제를 시범 도입했다. KT는 지난1일부터 일부 현장 조직을 기준으로 예산운영과 조직 및 인력구성에 있어 자율성을 강화하는 현장 책임경영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대상은 수도권서부고객본부를 비롯해 서초지사 등 6개 지사와 강동 등 2개 마케팅 조직이다.
대상조직은 기존에 7월말에 비해 예산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 받게 되며, 과거에는 매출 및 비용지표를 별도로 평가 받았지만 8월부터는 이익개선도 중심으로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해당 기관장은 조직 구성에 있어서도 일정 범위 내에서 부서를 자율적으로 변경할 수 있으며, 인력도 일정범위 내에서 조정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사의 매출 증가가 인력증가에 따른 비용증가분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지사인력을 기존 대비 늘릴 수도 있다.
KT는 이 제도의 시범운영을 통해 현장 관리자의 권한 강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통신시장에서 탄력적인 대응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통신상품의 특성상 생산과 판매가 전국 각 조직에 분산돼 있어 현장 조직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쉽지 않았고 현장 관리자는 불가피하게 본사가 지정하는 지표 위주의 경영을 해 왔다.
하지만, 이번 책임경영제로 인해 기관장은 향후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있으면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 할 수도 있고 생산성 향상활동을 통해 이익을 개선할 수도 있다. 조직이나 인력에 있어서도 그간에는 비용부담으로 인해 확대를 꺼려 왔으나 기관장의 의지에 따라 성과중심으로 자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진 것도 특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등 인적 쇄신 작업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장 직원들도 책임경영은 영업 실적 압박으로 이어져 결국 인력 감축으로까지 치달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동통신 3사의 지난 2분기 실적발표 결과 KT는 무선서비스 매출이 1조495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실적 호조와 달리 '나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타사보다 유선수익 비중이 큰 KT로서는 높은 인건비 등 타사보다 높은 고정비 부담이 항상 수익성 악화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KT 직원 수는 민영화 직전인 2001년 4만4000여명에서 올해 3월 3만 2300여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잉여 인력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자율권을 부여해 경우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라며 "일단 올해 말까지 현장 일부 조직에만 시범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