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방통위, UHD 방송 협의 나섰지만 여전히 입장차 커

2013-08-12 06:00
8일 실무협의 돌입하고 유료방송 추진도 협의키로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UHD 방송 서비스 시기에 대해서도 협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11일 미래부 관계자는 “유료방송의 UHD 방송 추진도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하기로 했다”며 “콘텐츠 수급 등을 고려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방통위 의견도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기관 실무진은 지난 8일 UHD 방송 등 차세대방송 추진전략을 논의하는 실무협의를 시작하면서 방송진흥 협의체를 구성해 UHD 방송 추진을 포함하는 큰 틀의 정책 논의를 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기존에는 여건이 되는 유료방송의 UHD 방송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콘텐츠 수급 등을 고려해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방통위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미래부가 방통위의 의견을 참고한다고 하지만 기존 일정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방통위와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빠르게 유료방송의 UHD 방송을 추진하겠다는 미래부의 의지는 여전하다.

미래부는 주파수나 새 기술표준 등을 적용해야 하는 등 난제를 풀어야 추진이 가능한 지상파 업계에 우선해 유선이나 위성을 통해 보다 쉽게 UHD 방송을 할 수 있는 유료방송 업계의 방송 추진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UHD방송 상용 서비스 허용은 압축방식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고시를 개정해야 해 미래부의 권한이다.

케이블TV는 지난달 17일 시범방송 행사를 개최하고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도 16일 UHD 실험방송 행사를 열 계획으로 유료방송 업계가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부가 방통위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하면서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의 UHD 방송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방통위는 콘텐츠 수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상파의 UHD 방송이 시작되고 제작이 활성화되는 여건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유료방송의 서비스를 성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3D TV의 경우처럼 콘텐츠가 부실한 가운데 교체 수요만 불러일으켜 국민 편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 충실한 콘텐츠 지원을 위해서는 공급 비중이 큰 지상파의 제작이 어느정도 뒷받침이 될 수 있는 시점에서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두 기관이 실무협의를 시작한 것은 지상파 업계에서 미래부에 유료방송 위주의 차세대방송 추진을 경계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의 갈등이 부처간 불협화음으로 옮아가는 양상을 띠면서 대립으로 비쳐지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기술진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래부와 콘텐츠 등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방통위의 입장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상파의 UHD 방송 추진은 700MHz 아날로그 회수 대역의 용도 결정과도 맞물려 있다.

지상파 업계는 UHD 방송 추진을 700MHz 확보 전략의 수단으로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UHD 방송을 위해서는 주파수 대역이 추가로 필요해 700MHz 아날로그 회수 대역의 용도변경 반대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12월까지 700MHz 아날로그 회수 대역 용도를 결정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아날로그 방송 주파수 회수 대역을 통신용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고 디지털방송 전환 추진 자체가 주파수 회수 대역을 용도변경하기 위한 성격이 컸던 만큼 지상파 UHD 방송 추진이 용도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새로운 압축기술 표준의 개발로 현재의 주파수만으로도 UHD 방송을 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