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환율에 상장사 파생상품 손실‘악’
2013-08-05 16:24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뛰는 환율 탓에 파생상품 관련 손실을 입는 상장사가 속출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어서 피해 업체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생상품 관련 손실 발생을 공시한 상장사 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3곳에 달하고 있다. 이에 비해 2012년에는 연간 전체로도 1곳에 불과했다.
지난 2일 테크윙은 상반기에 70억원 규모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자기자본 대비 12%를 넘어서는 액수다.
이 회사는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금융기관과 통화 선도거래 계약을 체결했다가 환율 급등으로 손실을 봤다.
서원은 상반기 이후 구리가격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178억원 규모 파생상품 손실이 났다고 지난달 25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비해 비철금속 선물거래와 원·달러 선도거래를 하고 있었다.
같은 달 26일 대창은 상반기 141억원 규모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손실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7.50%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환율 추이를 가늠하기가 작년보다 훨씬 어려워진 가운데 추가적인 피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2분기 말 1142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30.9원(2.7%) 상승했다. 특히 2분기 원·달러 환율 변동률은 2011년 4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최대치다.
그러나 해외에서 주로 원자재를 들여오거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큰 상장사는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파생상품 거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테크윙과 대창 모두 지난 1분기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돌았다.
이들 기업이 거래한 파생상품은 환율 추이에 따라 손실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파생상품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서원과 대창은 파생상품 손실 공시일에 각각 14.81%, 10.83%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