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도 많치 않은데, 부모와 살자"… 美‘캥거루족’ 36%에 달해

2013-08-05 18:36

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 성인이 됐지만 부모와 함께 한 집에서 거주하는 미국의 청년세대가 무려 2160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와 인구통계국 자료를 분석해 경기침체와 소득 저하로 이 같은 젊은 세대, 이른바 '캥거루족'이 역대 가장 많다고 보도했다.

18~31세 젊은층 가운데 무려 36%가 부모 집에서 함께 사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퓨리서치센터는 "40년간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7년에는 32%였다. 당시도 집값이 폭등하면서 청년세대의 독립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는 극심한 침체를 겪었고,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7%가 넘는 실업률과 어려운 대졸 취업난이 반영됐다고 분석됐다. 이에 따라 청년세대는 결혼도 안 하거나 늦추고 있다. 18~31세 결혼 비율은 24.9%로 지난 2007년 29.6%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 측은 "청년세대들이 일자리 찾기가 어렵고 찾더라도 원했던 직종이나 소득수준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와 함께 거주하게 된다"고 봤다.

캥거루족 증가는 미국 경제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의 독립된 가구가 생기면 경제 전반에 약 14만5000 달러의 생산력 증대가 일어날 수 있다"고 무디스 애널리틱스 측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