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부동산 매매시장… 6월 국회 처방만 기다린다
2013-06-18 18:29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등 규제 완화 법안 다뤄져<br/>전문가 "시장 안정 위해서라도 규제 법안 조속히 처리돼야"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부동산시장의 눈이 국회로 쏠리고 있다. 침체한 시장을 살리기 위한 '종합 처방전'이라던 '4·1 부동 산대책'의 약발이 두달여만에 떨어지자 이달 국회에서 논의될 규제 완화 관련 법안에 희망을 거는 기대심리가 커진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4·1 대책 후속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못박은 터라, 시장 분위기를 되살릴 핵심 키를 거머쥔 국회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부동산 규제 완화 주요 법안은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및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등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다.
이들 규제 방안은 부동산시장이 호황기였던 노무현 정부 시절 나온 대표적 정책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래시장이 얼어붙자 업계와 전문가들은 줄기차게 규제 정책 폐지를 요구해 왔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계속 이 법안들이 논의되긴 했지만 여야간 의견 대립이 심해 처리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19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정부와 의원들이 다시 개정안을 제출, 이달 임시국회에서 다뤄지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 3개 법안이 모두 통과되긴 힘들어 보인다. 민주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에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행히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안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찬성 쪽이어서 이번에 합의 도출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리모델링 사업은 투기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달 말로 끝나는 취득세 추가 감면에 따른 거래시장 침체를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규제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4·1 부동산 대책에도 속수무책으로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4·1 대책 이후 가격이 반짝 올랐던 지역도 다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최근 3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3주동안 0.14%나 떨어졌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취득세 감면 종료로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에 남은 규제 정책을 풀어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지금은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신과 시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양도세 중과 폐지나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도 "투자 수요가 움직이지 않고서는 부동산 거래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주택 구매력을 높여 결국 전·월세 시장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이달 임시국회에 기대는 눈치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분양가상한제 신축 운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등이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