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IT 거물들과 연쇄 회동…삼성 대표 얼굴로 부상
2013-06-18 16:25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 면담, 글로벌 경영 광폭 행보 나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제 이 부회장이 삼성을 대표하는 얼굴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이 글로벌 IT업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함께 증대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마크 저커버그와 만나 양사간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페이스북이 내놓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프로그램 페이스북홈을 탑재한 스마트폰 개발을 놓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IT 거물들과 연쇄회동을 하며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21일과 26일에는 빌 게이츠와 래리 페이지를 잇따라 만나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래리 페이지에게는 삼성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미팅 후 기자들과 만나 "래리 페이지 회장이 우리의 OLED 기술에 대해 관심이 많아 직접 생산라인을 돌아볼 수 있도록 탕정사업장으로 안내했다"며 "구글과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잘 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 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과 '릴레이 미팅'을 진행하는 광폭 행보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4월 16일과 17일에는 영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딕슨사의 최고경영자 세바스천 제임스와 세계적인 제약회사 미국 머크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을 잇따라 만나 향후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등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 챙기기에 나섰다.
같은 달 18일에는 신종규 삼성전자 IM부문 사장과 함께 일본 고객사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 등 현지 3대 통신사를 방문하며 갤럭시S4의 마케팅 활동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정·재계 인사와의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3월 6일 중국의 하이난다오(海南島) 보아오(博鰲)에서 열린 '제12회 보아오 포럼'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뒤를 이어 신규 이사로 선임되면서 글로벌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지역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소통의 장이다. 포럼 기간 중 이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아시아 각국의 정·재계 인사와 함께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같은 달 26일에는 삼성전자 사옥을 찾은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과 오찬을 함께 하고,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장관과 만나 프랑스 기업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 재계 인사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은 사실상 삼성전자의 실세로 부상했다는 의미"라며 "올해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 이 부회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