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로드맵, 핵심은 '시간제와 여성'
2013-06-04 18:46
일·가정 양립 원칙…장시간 근로해소 관건<br/>시간제 등 다양한 일자리 정착 위한 사회 환경조성 필요
아주경제 배군득·김정우 기자=정부가 내놓은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은 고질적인 취업 구조 행태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남성·전일제 중심의 장시간 근로와 여성·청년 등 핵심계층의 취업애로 요인 구조화가 고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고용률 로드맵은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일하는 방식과 근로시간 개혁 △핵심인력 고용 가능성 제고 △사회적 책임과 연대 강화 등 4대 전략을 기본 방향으로 추진된다.
내년까지 창조경제 생태계 구축, 일하는 방식과 근로시간 개혁 등 제도·인프라 기반을 조성하고 2015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이번 고용률 로드맵의 키워드는 시간제와 여성이다. 전체 로드맵 중 시간제와 여성 일자리 창출에 상당히 공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연간 실 근로시간을 2017년까지 연평균 1900시간 이하로 단축해 추가적인 취업자 증가를 달성하겠다는 내용도 시간제 근무 활성화 여부에 달렸다. 그만큼 고용률 70% 달성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 실현에도 중요한 키워드인 셈이다.
정부는 시간제 근무를 포함한 근로시간 혁신 및 유연근로 확산을 위해 하반기 범국민 캠페인도 추진한다. 노사·시민단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범국민운동 추진기구를 구성해 선도사례 발굴·확산과 일·가정 양립 캠페인을 전개한다.
시간제 일자리 창출은 상용형 위주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고 시간제 인사관리 모델 개발이 뒷받침돼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부에서는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5%(여성 69.4%)가 향후 시간제 일자리로 일할 의사가 있다는 자료를 내놨다.
여성 근로자의 대부분이 임신·출산 후 발생하는 경력단절은 시간제 근무 도입의 명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육아휴직 대체인력 사용률을 공공기관은 52.6%에서 80.0%, 민간은 5.0%에서 50.0%로 확대를 모색 중이다.
정부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일자리 중심 보육서비스 방안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국·공립 및 공공형 어린이집을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추가 확충하고 수요자 중심의 통합서비스 개발·제공을 위한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전국 시·군·구까지 단계적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밖에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창업의 경우 창업자금 조달체계를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개편하고, M&A 활성화와 연대보증 폐지 등 새로운 재도전 환경을 조성한다.
또 '새로운 직업 발굴 TF'를 통해 규제 완화·자격증 신설·시장 활성화 등 미래 유망직업 500개 발굴에 나선다.
중소기업은 유사·중복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통합·고용 창출형으로 개편하고 내년부터 '중소기업 예산 사전분석 및 조정제도'를 실시한다.
서비스업은 의료·교육·보건의 핵심규제 완화와 공공분야 정보공개를 통해 서비스업 고부가가치화를 유도하고 서비스업 R&D 투자를 2017년 두 배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일자리의 질 제고 방안은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택배·레미콘 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 업무 종사자에 대한 고용·산재보험 적용 확대를 포함한 종합적 보호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에 대한 목표 설정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치게 지표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수경 연구위원은 "목표를 높게 세우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지표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면서 "(일자리를 늘린다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건 중요한데 구조적 문제 등 본질적인 면을 개선해 나가면서 목표치를 달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의 핵심은 여성들과 청년층, 고령층이 직장에 나오게 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